60가지 메뉴 시골 카페 농원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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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가지 메뉴 시골 카페 농원딸네
  • 이진솔 기자
  • 승인 2023.12.14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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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고향인 김민주 대표(35)는 가구공방, 대기업 사내 카페, 사진관에서 근무했다. 다양한 손재주는 개인 카페로 이어져 커다란 메뉴판에 담겼다. 빵 향기를 따라간 시골길, 농원딸네 김 대표를 만난다.

난 시골에 살아야지
 
“어릴 때 할머니 댁 툇마루에 누워 나무가 살랑이는 걸 보면서 ‘난 시골에 살아야지’ 하곤 했어요. 할머니는 서울 사는 애가 그런 소리를 한다고 걱정하셨어요. 아이가 태어나며 시골로 왔는데 할머니 댁을 수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어요. 우연히 이원면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그 카페를 인수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곳 분들이 딸내미라고 불러주셔서 ‘농원딸네’가 됐죠. 최근 건너편에서 3년간 운영해온 가게에서 자리를 옮겨 20년 넘게 치킨집을 하신 자리에 들어왔어요. 주변에서 건물을 새로 빨았다며 웃으세요.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매일 새벽에 와서 바닥을 긁어냈어요. 소품 하나부터 인테리어까지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목수인 삼촌이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직접 꾸미고 나니 가게에 많은 애착이 가요.”

뭐가 이렇게 많아요?

“아이디어는 남편이 제공해줘요. 남편이 새로운 메뉴를 추천하면 만들어보고 주변 분들 입맛에도 맞으면 메뉴가 돼요. 메뉴는 조금씩 변동이 있어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뭐가 이렇게 많아요?’ 라고 하세요. 저는 이 메뉴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매일 오시는 분들도 좋아하시는 메뉴가 다르거든요. 메뉴를 추천해드리는 게 제일 어려워요. 수제 차는 직접 방앗간에서 덖어와 만들고 요거트스무디는 대기업 사내 카페 근무 경험을 살려 만들었어요. 최근 가게를 옮기며 카페운영을 유지하는데 망설임이 생겼어요. 주변에 알리지 않았는데 힘들었던 타이밍에 많은 분이 여기가 제일 맛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없어지면 안 된다고 격려해주시는 분도 계세요. 맛에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손님분들의 응원에서 보람과 원동력을 얻어요. 가게를 다시 열고 손님들이 대박 나라는 말씀과 함께 개업선물을 챙겨주셨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건강 청과 쌀로 만든 소금빵

“저는 성격상 힘든 걸 잘 못 느껴요. 이유 없이 화를 내시는 손님이 계시면 오늘 기분이 안 좋으신가보다 라고 생각해요. 가게 장사가 안되면 너무 추워서 안 나오시나, 더워서 안 나오시나, 그냥 그런가 보다. 내일은 바쁘려나. 그렇게 생각해서 힘든 게 없어요.” 긍정적인 성격의 김 대표는 ‘사건·사고 만들지 말자’가 신조라며 덧붙였다. “우리 가족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요. 제가 먹을 수 없는 음식은 손님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제2의 목표가 있어요. 카페와 함께 내년부터는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해 건강청을 만들어 판매하려 교육을 듣고 있어요. 과일로 만든 수제 청보다 아이들도 먹을만한 배도라지, 꿀 도라지청이나 감기 예방이 되는 코푸시럽을 판매할 예정이에요. 저희 딸이 꿀 약을 좋아하거든요.” 라며 스마트스토어 ‘농원딸네’에 기대를 보였다. 김 대표는 매일 출근과 동시에 빵을 만든다. 당뇨인 아버지가 드실 수 있는 건강한 빵을 고민해 쌀가루로 소금빵을 만들었다. 속이 편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어르신들도 찾는 맛이다. “시골이다 보니 빵을 파는 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감사하게도 단골분이 빵을 사가 주변에 나눠주신 걸 계기로 조금씩 알려졌어요. 지금은 하루에 10개의 빵을 구워요. 많은 분들이 농원딸네의 빵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소|충북 옥천군 이원면 신흥길 4, 운영시간|10:00~18:00
/ 이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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