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옥천군 지역 상권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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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옥천군 지역 상권에 직격탄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11.1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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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 일정 연기·취소 줄이어
지난 5~6일 방문객 사태 이전보다 826명 감소
60~70대 지지층과 경북지역 보수층 실망 원인

전국이 ‘최순실 게이트’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외가이자 故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군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비선실세 중심에 있는 최 씨의 국정농단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관련자들이 구속되는 등 국민들은 현 정부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옥천읍 교동리에 자리 잡은 육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역 상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생가 방문이 예정돼 있던 단체들이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면서 관내 음식점 매출이 줄어드는 등 최순실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육 여사 생가 인근 식당주인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주말 예약이 한 두건씩 취소되고 있는데 예약석에 다른 손님도 받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그나마 식당을 찾은 방문객들도 다시는 옥천에 오지 않겠다는 말을 종종 하고 가는 손님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당분간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가뜩이나 김영란법 때문에 장사도 안 되는데 식당 운영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불경기 속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난달 24일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고 사상 최대로 치솟은 가계부채로 경제 상황은 더 안 좋게 흘러갈 수 있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기업들이 몸을 사리면서 대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여건 속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 배신감 등으로 박 대통령을 옹호하던 사람들이 돌아서면서 육 여사 생가를 찾는 방문객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첫 번째 대국민사과를 발표하기 전 주말인 10월 22일과 23일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은 방문객은 2217명으로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첫 번째 대국민사과 이후 처음으로 맞는 주말인 10월 29일과 30일에는 방문객 331명이 감소한 1886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4일 두 번째 사과가 담겨 있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이후인 11월 5일과 6일에는 1391명으로 박 대통령의 첫 번째 사과문 발표 이전보다 무려 826명이 감소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노선인 30%의 지지율이 5%까지 추락하면서 전통적인 지지층인 60~70대 방문객과 대구·경북지역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육 여사 생가를 찾은 한 관람객은 “대부분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육 여사의 생가를 찾는데 이번 사태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오지 않겠다는 사람들을 설득해 다른 지역에서의 일정을 추가하고 옥천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로 상의해서 방문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육영수 여사 생가는 옥천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정지용 시인 생가와 더불어 방문 코스로 인식되면서 관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지지층 붕괴와 박정희 前대통령을 추억하는 60~70대 보수 성향 국민들의 감소로 관람객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급격하게 방문객이 줄었지만 2012년 정점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보수층만이 방문하는 육 여사의 생가를 다양한 관람객들을 위한 문화재로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은 10월 22~23일 2378명, 29~30일 1758명, 11월 5~6일 방문객은 1648명으로 최순실 게이트 사태 이전에 비해 730명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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