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자연체험으로 얻는 감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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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체험으로 얻는 감성지수
  • 정우용 한국독서문화 교육원
  • 승인 2017.02.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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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한 번쯤 천하의 절경 금강산에 가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설악산도 금강산에 못지않은 우리나라의 명산이다. 백담계곡을 따라 대청봉에 이르는 곳을 내설악이라 하고, 설악동에서 1708m의 대청봉에 이르는 천불동 계곡, 미시령, 마등령, 한계령의 동쪽을 외설악이라고 한다.

비선대에서 시작하여 대청봉에 이르는 7km의 구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공룡능선, 마등령, 울산바위, 대승폭포, 권금성 등 모두가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요, 신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다.

깜깜하게 어두운 밤 인제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20리 길을 걷다 보면 밤하늘의 별이 손에 잡힐 듯하다. 아빠와 손잡고 걸으면 어둠속에서도 무섭지 않다. 알프스 식물로 알려진 에델바이스가 설악산에서 자라는 ‘솜다리’라는 이야기, 전설 같은 오세암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걸어보자. 아빠와 함께한 진한 추억으로 평생 남을 것이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를 노래한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백담사, 매월당 김시습이 머물렀던 오세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봉정암까지 오르면 대청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악산 외에도 지리산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 19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모두가 절경 명승이며 주변에는 풍부한 문화재가 기다리고 있다.

내가 만일 입학사정관이라면 “전국의 명산을 얼마나 올라 봤느냐?”는 질문을 하겠다. 신비로운 자연을 찾아 나서는 산행은 움직이는 명상이다. 산에서 만나는 야생화, 계곡의 물소리, 이끼 낀 바위, 낙엽 소리 이 모든 것이 놀라운 힘을 가졌다. 무기력하고 용기가 부족했던 사람도 감성이 넘쳐 활기차게 해주며, 세상 모든 일에 너그러워지는 여유와 함께 내일에 대한 벅찬 자신감이 생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능지수보다는 감성지수가 더 유용하고 성공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합리적이고 논리적 사고 능력이 높다. 기억력, 계산 능력, 언어능력, 추리력 등이며, 거의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감성지수는 자기 자신의 감정과 정서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으로 끈질기게 책상에 앉아 있는 지구력과 인내심, 주의집중력, 유혹에 대한 저항력을 말한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80%가 감성지수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에디슨이 아무리 수학적 지능이 뛰어 났다고 하더라도 그 능력을 인내심과 정열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지 않았다면 훌륭한 과학적 업적을 이루어내지 못하였을 것이다.

어린 시절 산에 오르는 체험은 아이의 의기를 드높여 훗날 큰 꿈을 이루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런 감성지수는 자연의 신비로움의 체험과 예술의 감동 체험, 역사의 현장 체험과 독서를 통해서 높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이 자연의 신비로움의 체험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신비로운 동굴 체험도 아이들에게 무한한 꿈의 날개를 펼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삼척의 환선굴, 정선의 화암동굴, 영월의 고씨동굴 외에도 많은 동굴이 발견되어 관광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환선굴과 고씨동굴은 6km가 넘는다. 환선굴은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해발 500m 지점의 산 중턱에 있다. 과학과 역사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종합 학습장이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체험하며 학교에서 배우고 책에서 읽었던 것을 직접 체험하며, 감성과 지능지수를 함께 높여주는 소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어린이 입장료 2000원이면 타임머신을 타고 수억 년 전으로 돌아가 보는 아름다운 체험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지역이든 가깝게 산, 들, 강이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아이들이 오감을 활짝 열고 자연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해줄 수 있다. 아이들은 교실이나 숙제를 통해서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강을 따라 걷고, 산을 오르고,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배우고 세상을 알아간다. 그 속에서 지능과 감성지수가 높아지는 것이다.

세계 3대 미항에 버금가는 통영 앞바다의 변화무쌍한 파도의 운율과 리듬을 감상하며 자란 윤이상은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으며, 이 외에도 통영이 청마 유치환, 김춘수, 박경리 등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한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닐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으로부터 창조적 영감을 얻은 건 아닐까. 당장 아이의 손을 잡고 대청호반에 나가 정지용의 ‘호수’를 낭송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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