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은?, 결혼은? ‘미생’들의 명절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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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결혼은? ‘미생’들의 명절은 힘들다
  • 김나연기자
  • 승인 2017.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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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대피소’, ‘잔소리 대처법’ 등 신흥 풍속도 생겨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년의 뒷모습.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할 명절이 취업준비생이나 미혼자에게는 ‘기피명절’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단어는 늘 주부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론 평가 됐지만 취업준비생과 미혼자들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남녀 108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잔소리, 불편한 친척과의 만남 등 정신적 부담’이 35.7%(385명)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20대의 53.8%와 미혼의 50.9%가 해당 이유를 꼽았다. 또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0.4%)이 ‘직장 및 직업’, ‘결혼여부’, ‘취업여부’ 등으로 친척들과 비교 당하는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다고 응답했다.
또 직장인 및 취업준비생들은 명절에 만난 가족들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직장인 및 취준생 1549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취준생의 90.9%, 직장인의 89.6%가 ‘관심을 표현하는 덕담이 상대방에게는 잔소리가 되거나 불편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명절에 만난 친척이나 가족들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이 불편하거나 부담스러운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직장인의 75.8%, 취준생 74.1%가 ‘그렇다’고 답했다. 실제 과거 명절에 참여한 친지모임에서 덕담이나 조언으로 인해 불편한 경험을 했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명절 친지모임에 참여했다는 응답자 1157명에게 ‘불편하거나 후회되는 일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54.5%가 ‘있었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절 대피소’, ‘잔소리 대처법’ 등도 생겨났다. 명절연휴가 되면 카페, 도서관, 학원이 명절대피소로 불리며 호황기를 맞고 있고, 온라인 상에서 명절 대비 행동수칙 등이 유행하기도 한다.
실제 각종 취업 학원에서는 명절 스트레스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청년들을 위해 설 연휴 기간 동안 ‘명절 대피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내 유명 학원들은 연휴 기간 동안 강의실과 스터디룸 등 학습공간을 전격 개방하고, 각종 편의시설 및 간식과 음료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취업난과 비혼, 저 출산 등 사회적 문제가 지속되며 명절 풍경도 점차 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1인 가구 증가 추세 속 고향을 방문하지 않고 혼자서 연휴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과거 온 가족이 모여 유대관계를 쌓는 명절의 의미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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