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습경보 울리면… 어디로 피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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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습경보 울리면… 어디로 피해야 하나
  • 박승룡논설주간
  • 승인 2017.08.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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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에만 대피소 11곳… 면 단위 주민 피할 곳 없어
시내 대피소도 대부분 지하주차장… 급수시설 등 취약
장애인 배려 1곳도 없고, 청산은 대피소까지 무려 20km

재난·전쟁 발생 때 우리동네 대피소는?

민방위 대피시설 현황도.
민방위 대피시설 지정현황.

재난과 전쟁 등 각종 위험상황에 주민들의 몸을 피할 수 있는 ‘비상대피소’가 옥천읍에만 집중되어 있어 면단위 주민들의 안전이 취약하다.

옥천군 민방위 대피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옥천군청(충무시설·대피인원 338명), 옥천읍사무소(구내식당·〃760명), 옥향아파트(주차장·〃2084명), 문정주공아파트 2~3단지(주차장·〃4496명), 진달래 아파트(주차장·〃2972명), 마암현대아파트(지정 대피소·〃2216명), 가화 현대아파트(지정 대피소·〃3020명), 장야주공 아파트(지정 대피소·〃7500명), 다산금빛 아파트(주차장·〃1864명), 하늘빛 아파트(주차장·〃7878명) 등 총 11곳이(수용인원 3만2030명)재난대피 시설로 지정되어 있다.

이처럼 옥천읍 주변으로만 대피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면단위 주민들은 정작 재난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피할 곳이 없는 상태다. 심지어 청산면에서 옥천군청 대피시설까지는 20㏎가 넘는 거리로 인근 보은·영동군의 대피소보다 먼 거리다.

주민 박모(58·청산면)씨는 “요즘은 국가가 안보 상황이 한치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우리지역에는 대피소가 없어 민방위 등 재난 훈련 상황에도 대피신호만 멍하니 듣고 있다. 대피소 이동 거리도 옥천읍보다 인근 보은군이 가까워 실제 이동상황이 되면 인근 지역으로 이동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군은 시골지역의 건물 특성에 따라 대피소 지정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시골지역은 건물이 노후 되고 대피소 지정 규격에 맞는 건물이 없어 지정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비상대피소는 지정 기준은 철근콘크리트 벽 30㎝ 이상, 지하시설(60㎡), 방송청취 가능 한 곳, 주택인근 지역(도보 5분) 등이다.

전문가들은 각 마을별 면사무소, 농협 등의 관공서 건물은 규격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어 주민들의 대피시설로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건축설계사 김모(48)씨는 “노후 된 건물을 대피소로 지정했을 때는 오히려 참사를 벌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우체국과 농협, 면사무소 등의 건물들이 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설되기 때문에 관공서 건물을 이용하면 면단위 주민들도 충분히 이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 기준보다 더욱 시급한건 대피 시설 내 일반 급수시설 등 생활시설이 없어 실제 대피를 하더라도 유지가 불가능 하다.

기존의 대피소들이 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 문제로 급수시설 등의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정대피소 3곳 중 급수시설이 철치 되어 있는 장소는 2곳(가화리·마암리)뿐이다.

특히 노인들과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휠체어 등의 편의시설은 옥천군청과 읍사무소를 제외한 모든 대피소에 설치가 되어있지 않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대피소가 오히려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장소로 지적되면서 시급한 재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 관계자는 “타 기관과 어려가지 방안을 검토 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방안을 동원해 대피소를 지정과 편의시설 설치를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52·동이면)씨는 “시골지역에는 노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어 실제로 대피시설은 시골에 절실하다. 이동훈련을 한번이라도 해봐야 실제상황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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