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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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아침
  • 전정표(옥천군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 승인 2017.09.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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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표(옥천군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지난 7월 발표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예산이 사회간접자본 등 물적자본 위주로 쓰여져 왔다면, 이제부터는 사람에 대한 투자 중심으로 바꾸어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단순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넘어 철학적 가치의 전환를 수반하는, 가히 혁명적 수준의 변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지난 시대에서 인간은 조직을 위한 하나의 부속품, 그것도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버려지는 소모품에 불과했다. 균형을 잡아 줘야 할 사회 시스템조차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

자기 손으로 돈 한 푼 벌어보지 못했으면서도 수백 수천억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속출했고, 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능멸했다. 이런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젊은 사람들은 고시합격과 대기업 취업에 운명을 걸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부동산 증권 등의 투기에만 매달렸다.

88만원 세대,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n포세대 등의 신조어가 유행처럼 번졌고, 결혼을 하는 사람도 아이를 낳는 사람도 점점 줄었다. 이런 국가적 위기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념성향에 따라 새 정부 국정기조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으나,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시키는 일은 진보·보수를 떠나 국가적 생존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기대했던대로 8월 29일 발표된 새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보건·복지·노동예산이 역대최고 수준인 12.9% 늘었으며, 교육예산도 11.7% 증가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0%나 줄어 사상최대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문화·체육·관광 예산도 8.2%나 줄었다. 이같은 국정기조와 예산배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향후 정책수립과 시행에도 일대 전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침과 낮은 재정자주도라는 한계가 있었던 것은 이해하지만, 옥천군 역시 그동안은 예산의 배분과 편성에 상당히 보수적인 틀을 유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좋든 싫든 향후 5년간은 정부예산의 배분도 발표된 국정기조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지자체의 각종 실적평가도 이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교부세의 차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리 말한다면, 이전 정부까지 이어 내려온 예산과 정책마인드를 고수하다가는 문재인대통령 임기 내내 낭패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마침 옥천군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으로서 국정과제 수립에 참여했던 분을 초빙해 일자리, 소득주도, 공정, 혁신 등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찾아 보니 이런 교육은 전국 기초단체 중 2~3번째, 충북에서는 최초인 것으로 확인된다.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가건 지방이건 개인이건 거대한 전환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법이다. 옥천군의 발 빠른 대처와 김영만군수의 정파를 초월한 용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

특히 이번 교육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새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방향과 옥천군의 가장 시급한 현안인 인구구조 및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거의 흡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쪼록 지속가능한 옥천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마인드를 익히고 고민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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