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한편의 시… 우리 모두가 시인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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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한편의 시… 우리 모두가 시인이예요”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2.08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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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88명 시 묶어
청산고, 첫 시집 출간
청산고등학교 전교생 88명이 쓴 시를 엮어 시집을 출간했다

청산고등학교(교장 송영광)는 전교생 88명이 쓴 시를 묶어 시집을 냈다. 지난달 31일 발행된 ‘푸른 산과 함께 깨달아 가는 시간’은 제1호 시집이다. 2017년 국어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시를 한권의 작은 책자로 발행한 것. 천정희(국어담당 52)교사는 시집 서문에 “어찌 보면 산다는 것은 한 편의 시, 한 권의 책으로 삶을 조금씩 열렬하게 바꿔가는 일일지도 모릅니다”라며 “우린 시를 쓰면서 천천히 확실하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뤄갔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또한 청산고등학교 송영광 교장은 “학생들의 눈빛에 숨어있는 깨끗한 꿈을 그려나가는 과정 한 켠을 초작으로 내어본다”며 “조언과 사랑의 격려를 부탁한다”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나의 여사친은 무섭다/ 나에게만 그런 거 같다// 나의 여사친은 화를 맨날 낸다/ 나에게만 그런 거 같다// 나의 여사친은 깜찍하다/ 나에게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매력있다 (여자 사람 친구 전문 유형기 1년)”
“남몰래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파스를 붙이는 우리 아빠의 표정/ 아프지만 병원에 못가/ 참으며 하루를 보내는 우리 아빠의 커다란 몸/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와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항상 미안해하는 우리 아빠의 눈물 (우리 아빠 일부발췌 서지애 2년)”
“나 지난 길에 둥실둥실/ 구름 한 조각 떠내서/ 학교 간 똥강아지 기다리는/ 울 할매/ 하아얀 머리 맡에/ 둥실둥실 자리끼 놓고 싶다/ 물도 급히 먹으면 체한다는데/ 가을 마실, 가을 낙엽도 좋지만/ 구름 동동 띄우고 싶다(자리끼 전문 박혜영 3년)” 시집을 다 읽은 청산고등학교 한 학부모는 “감동적이다. 학생들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시를 읽는 내내 흐뭇했다”며 “청산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환경이 학생들을 모두 시인으로 만든 거 같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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