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앞두고 또 소 브루셀라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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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 앞두고 또 소 브루셀라 발병
  • 임요준편집국장
  • 승인 2018.02.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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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6번…277마리 살처분
방역에 근본적인 허점 드러내
한우농가 출하 막혀 깊은 시름
지난해 한 지역 농가에서 가축전염병이 발병해 방역당국이 단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예방에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여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설 대목을 앞두고 법정 2종 가축전염병인 소 브루셀라가 또 발병해 한우농가에 동장군 이상의 차가운 냉기가 흐르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원면 용방리 한 한우농장에서 사육하던 2살짜리 암소 2마리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살처분됐다.
이 농장의 다른 소 20마리는 혈청검사에서 불행 중 다행으로 모두 음성으로 2차 검사에 들어갔다. 군은 이 농장에 대해 6개월 이동제한조치와 함께 이 기간동안 총 3차례 검사를 실시해, 음성일 경우 제한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가 설 대목을 앞두고 발생해 대목출하가 물 건너가면서 한우농가에 짙은 한숨이 더해지고 있다.
이완순 전국한우협회 옥천군지부장은 “지금은 설 대목을 앞두고 있어서 마리당 소 가격이 적게나마 올랐다. 한우농가에게는 출하적기인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한숨을 지었다.
문제는 관내 소 브루셀라 발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지난해 1월부터 3월 사이 옥천읍의 농장 2곳에서 브루셀라 양성반응이 나와 송아지 포함 86마리가 모두 살처분 됐다.
이어 추가 검진에서 소 60마리가 브루셀라에 감염돼 송아지 22마리 등 모두 82마리가 역시 살처분됐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3월 마지막 날 동이면 세실리 한 농장에서 출하를 앞둔 한우 9마리가 브루셀라 양성 반응을 보여 함께 살처분됐다.
군은 당시 한우 116마리를 사육하는 이 농장의 모든 소를 검사한 결과 32마리가 브루셀라에 추가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이 낳은 송아지 13마리 등 모두 45마리를 살처분했다.
남은 소 71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도축장으로 보내졌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년새 16번째 발병, 277마리가 살처분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는 브루셀라 백신이 전무한 상황에 유일한 예방대책인 방역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사전예방을 위해 매주 수요일을 ‘일제 방역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군이 실시하는 방역범위는 한우농가가 있는 인근이다. 적극예방을 위해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는 농장 내 방역은 전적으로 농장주에 달려있는 상황.
군 관계자는 “군은 방역에 필요한 약품 등은 지원하고 있지만, 농장 내 방역은 농장주가 적극 실시해야 한다. 실시여부는 방역 때마다 모든 농장을 확인하는 것은 인력문제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기점검 때 농장을 방문, 서류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관내 한우농가는 총 676개다. 사육한우만도 1만6328두에 이른다. 담당공무원이 정기검사 1회당 방문농가는 5~6곳에 지나지 않는다. 이곳을 다음 점검 때 재방문하기까지 는 2~3년이 족히 걸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실태파악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눈 가리고 아웅’해도 가려낼 방법이 없는 것이다.
실제 한 농가 관계자는 “현재 브루셀라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전무하다. 결국 예방을 위한 최선책은 청결유지와 철저한 방역뿐이다”며 “하지만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소독기마저 꽁꽁 얼어 제때 방역하는 것은 어렵다. 여기에 농장주의 의식도 문제다. 방역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여러 농삿일에 쫓기다 보면 자칫 방역을 놓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했다.
이에 이완순 지부장은 “관내 700여 한우농가 중 40여 한우전업농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다른 농사를 병행하고 있다. 한우사육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어 겸하고 있다. 한우농가의 열악한 상황을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영세농가들이 방역을 철저히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방역사업에 대한 총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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