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50에 찾은 자유로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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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 50에 찾은 자유로운 영혼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8.09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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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면 김검승 씨가 혼자 사는 법
전국 돌며 고재 모아 지은 동화 속 같은 한옥
김검승 씨.

동이면 우산로 3길 72-43번지는 김검승(51) 씨가 살고 있는 한옥집이다. 지붕은 돌기와가 얹혀져 있다. 울타리는 짙은 회색 기와다. 군데군데 야생화와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있고, 마당 한쪽 작은 우물도 보인다. 다실이라고 해도 될 만큼 독특하고 다양한 다기 잔이 정리되어 있다.

창살을 덧댄 문과 창문은 고재를 이용해 일일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운치 있고 깔끔했다. 6년 전 터 닦기를 시작해 직접 설계하고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지었다고.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옛 물건을 구입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시켜 집짓는데 사용했다. 옛것이 주는 묵직함과 현대적인 세련됨이 적절하게 조화된 집이 완성되는 데 거의 3년이 걸렸다.

김 씨는 “나는 자연인처럼 살고 싶었다”며 “그동안 사업을 하고 세상에서 정신없이 일해 오면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회의에 몸과 맘이 지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다보면 정형화된 것에서 탈피해 어렸을 적 느꼈던 동화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며 “이러한 동화 속 세상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여유로운 생활을 추구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이러한 현대인의 삶에 대해 그는 “재정적인 것은 그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먹고 사는 일에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좋으면 그뿐 나는 앞으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생은 스트레스를 하나씩 내려놓고 줄여가는 과정 아니겠냐”며 “다른 사람처럼 사는 게 정답은 아니다. 나이가 50을 지나다보니 하나씩 내려놓고 싶었고, 이것이 인생을 소중하게 가꾸는 것이라고 결론 내리게 됐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집 안팎은 남자가 혼자 산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단정하게 꾸며져 있었다. 청소를 하고, 꽃을 가꿀 때 행복하다는 김 씨는 “죽는 날까지 가꿔 나만의 색깔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지만, 어느 날  불현듯 이 공간을 떠나 자유롭게 떠돌아다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서하며 사색하는 시간이 더 없이 좋다는 그의 집은 산자락 외딴 곳에 계곡물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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