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든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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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든 ‘옥천’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8.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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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교수가 말하는 10년의 옥천사랑
귀촌인 신동호 교수.

신동호(한남대 지역개발학과·60) 교수는 옥천에 귀촌한지 10년이 됐다. 2009년에 옥천읍 교동리에 터를 잡고 가족들과 들어와 자신은 대전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강산이 변할 시간 동안 옥천에 적을 두고 살면서 옥천은 좋은 것뿐이라고 인터뷰를 하는 내내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그는 옥천으로 이사 와서 300여 평 텃밭을 혼자서 일군다. 출근 전에 텃밭에 나가 학교가기 전까지 일을 한다. 퇴근 후에도 곧장 밭으로 달려가는 게 일이라고. 텃밭 한쪽에 닭도 키우고 병아리를 부화시켜 키우기도 한다고 했다.

“닭들이 알을 품을 때는 거의 움직이지 않아요. 먹는 것도 잊죠. 암탉은 그렇게 달걀을 품어 새끼를 키웁니다”라고 말하며 “품는다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신 교수는 농삿일을 하면서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것들에 감사했다. 5월에서 11월 사이 밭에서 난 제철 음식으로 먹는 것은 축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주변의 경관이 푸르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긴장된 몸과 맘으로 퇴근해 집 앞에 차를 세우면 공기에서 사이다 맛 같은 청량감을 느낀다고 했다.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바로 호미를 들고 텃밭으로 나가는데 식물들이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신 교수는 지역개발 전공자인 만큼 농촌에서 생계를 이어가며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도시소비자와 농촌생산자 사이 직거래 판매를 통해 농삿일이 취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명예퇴직자들의 생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농산물 제조에도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또한 한국의 문화를 계승하면서 농민들이 생산을 올릴 수 있는 상품들에 대해 연구하고 구상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신 교수가 말하는 옥천의 좋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옥천은 역사, 문화가 풍부하고 산성이나 전쟁터 성왕의 유적지 등 공부할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들으면서 이것보다 더 최고의 것은 현재 옥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할머니, 깨 모종 남은 거 있어요?”
“이제 뿌려 놨는데 크면 줄게” 옆집 할머니와 이런 대화가 오고간 며칠 뒤 퇴근해서 돌아와 보니 깨를 심으려고 비워둔 텃밭에 깨 모종이 가지런히 심어져 있었다.
그런가하면 출근길에 “집 앞에 꽃이 예쁘네요라고 말했더니 언제 퇴근하냐고 묻더군요.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한 웅큼 꽃모종이 놓여있었습니다. 큰  감동 이었습니다”라며 “이웃집에 물건을 갖다 주면 빈 그릇이 그대로 오는 법이 없습니다. 팥죽을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고 날 위해 팥죽을 만들어 주실 때도 있습니다”라고 감동의 말을 이었다.

“일하다 삽이나 호미를 그대로 두고 출근해도 돌아와 보면 그대로 있습니다. 옥천에 위인들이 많은데 절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이러한 좋은 이웃이 사람을 길러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10여 년 동안 옥천에서 살면서 신 교수가 받은 기쁨은 사람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웃 간 예의와 정이 듬뿍 담긴 이런 사람들을 어디 가서 다시 만날 수 있겠습니까”라며 “아직도 사람의 정이 오고가는 옥천에서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옥천에 살면서 이야기가 더욱 풍부해졌다고 말하는 그의 옥천사랑은 끝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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