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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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5)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11.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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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4)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그래서 ‘할 수 없다. 이제 다 정리했으니 엎드려서 40일간 기도하자’라 마음먹고 첫날 기도하면서 ‘하나님 왜 저를 목사로 만드셨나요. 교회 부흥도 안 되고, 건강도 나쁘게 하시고, 하는 일마다 안되게 하시면 저보고 죽으라는 것입니까? 저 이제 못 합니다. 제 손으로 죽을 순 없으니 차라리 저를 불러가 주세요. 거두어가 주세요.’ 그렇게 계속 기도를 했습니다.

40일간을 계속 일정한 시간에 기도한다는 게 보통정신으로는 힘든 일이지만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배고픈 줄도 모르겠고 새벽 5시나 4시 반쯤에 나와 그저 앉아서 했던 기도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기도하다 아내가 목사님 “식사하세요”란 말에 정신이 들어 밥 먹으러 갈 정도였고 하나 있는 아들은 가정을 꾸리고 직장을 다니니 추석 명절 같을 때 빼고 잘 오지도 못 했습니다.

한 날은 제가 너무 힘들어 죽을 것만 같아서 하나님에게 ‘이런 식으로 살아갈 바엔 저를 데려가십시오’라며 40일 기도를 하는데 마지막이 되는 날 아침에 ‘이제 마지막입니다. 하나님께서 절 거두어가지 않으신다면 제가 죽겠습니다.’라 기도했습니다. 그 순간 무언가가 제 목을 졸랐고 깜짝 놀라며 괴로움에 ‘왜 그러시냐고’ 말을 하자 저 뒤에서 음성이 들리며 ‘죽여달라며….’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저는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대답했습니다.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으니 하나님이 엎드려 기도하는 저를 어루만지고 가시는 환상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라진 환상에 눈을 떠 깨어나니 이게 꿈인지 생신지 모르겠고 안 되겠다 싶어 시간이 지난 후 그날 동기 목사들에게 연락했습니다. 청산 온 지 10년 만에 전화를 한 것입니다.

“어 나 최 목산데 상황이 안 좋아…. 몸도 매우 아프고, 교회도 부흥이 안 되고 도저히 안 되겠어. 한번 와줄래?”라는 제 말에 ‘이용철’ 목사(영문교회), ‘김만규’ 목사(사랑의교회), ‘박은성’ 목사(은성 교회) 이 세 사람에게만 연락이 왔고 그날 즉시 청산까지 왔습니다. 세 목사가 저를 보고 하는 말이 “10년 동안 연락이 없길래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라 말을 했고 제가 “원래는 여기서 잘되면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 잘 안돼”라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용철 목사가 저에게 자기 여동생이 시골 목사에게 시집을 갔는데 애를 낳고 생활을 하다가 장맛비에 십자가가 걸린 정문이 다 무너져서 방만 덩그러니 남아버린 것이라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부는 하나님께 도와달라 기도를 하는데 그 순간 사모님(여동생)이 생각해 낸 것이 큰 교회에 연락 하면 도와준다는데 우리도 그래 보자는 말을 하여 우선 건축업자에게 견적을 냈다고 합니다. 견적을 받아보니 3백만 원이면 새 건물로 튼튼히 할 수 있다는 말에 편지를 써 복사를 해서 딱 3백 군데에 보냈다고 합니다.

원래는 편지가 4일 정도면 도착하지만 안 들어왔으면 하는 두려움에 겁이 나 1주일을 지나 2주일이 지나 그렇게 한 달 후에야 통장을 확인하니 한참을 기다려 통장을 받으니 딱 3백만 원이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저한테 한 얘기가 제 상황 상황인지라 “목사님 체면 세우시지 마시고 편지 해 보십시오”라 조언해준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세 군데에 편지를 보내니 30만 원이 들어오고, 그다음엔 다섯 군데에 보내니 한군데는 사정상 못 도와드려서 죄송하단 연락이 왔으며, 나머지 네 군데 총 40만 원이 통장에 들어왔습니다.
그 도움으로 지금까지 교회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제 친구 목사들이 다른 동기 목사들에게 연락하여 지금까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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