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정원 ‘수생식물학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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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정원 ‘수생식물학습원’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11.15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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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존 위해 수생식물 기르기 시작
예술인 위한 각종 전시회 무료 개방

군북면 방아실길 248에 그곳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천상의 정원’이라고 불렀다. 하늘의 숨겨진 정원이 있다면 아마도 ‘수생학습식물원(원장 주서택) 같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들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대청호반에 내려앉은 구름과 붉게 물든 가을 산자락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11월에 맞이하는 비경으로 인해 일상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것. 주서택 원장은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별에서 살고 있다. 별을 따려면 밤하늘을 보지 말고 지천에 피어나는 봄꽃을 바라보면 바로 그곳이 별”이라고 적어두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 지천으로 핀다는 봄꽃을 보기 위해 봄이 되면 다시 찾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토요일 오후, 가을의 절창 단풍을 보기위해 옥천의 숨겨진 비경 ‘수생식물학습원’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 -편집자 주

 △수생식물학습원 주서택 원장
주서택 원장은 “손이 가면 정원이 되지만 정원이 되려면 그만큼 많은 땀과 정성이 머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가꾸고 정리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기자와 함께 주변을 소개하며 걷는 동안에도 휴지가 보이면 바로 몸을 굽혀 주웠다. 잠시 빌려 쓰는 자연을 가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 그의 행동은 자연스러웠다. 겨울이 오기 전 추위에 약한 수생식물을 하우스 안으로 옮기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했다. 온갖 수련, 파피루스, 속새, 물칸나, 물토란, 부레옥잠, 앵무새 깃털 등 물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이 있다고. 주 원장은 식물의 이름 하나하나를 친한 친구를 소개하듯 알려주었다. 봄이 되면 수생식물학습원 주변에 지천으로 핀다는 복숭아꽃, 살구꽃, 홍도화, 철쭉, 수선화, 목련, 벚꽃...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름도 불러냈다.

주 원장은 12년 동안 충북경실련 대표로 환경운동을 해 오면서 대청호를 지키고 환경을 보존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15년 전 가족 친지 5가구와 이곳으로 이주해 수생식물을 기르며 관경농업을 시작에 지금에 이르게 됐다. 현재는 충북교육청 과학체험 학습장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천상의 정원 ‘수생식물학습원’
삼면이 대청호로 둘러싸여 있었다. 멀리 산자락엔 가을 단풍이 한창이었다. 옥천군 대청호 언저리, 물과 생명을 주제로 조성된 수생식물학습원은 평일인데도 삼삼오오 찾는 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토요일은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려든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휴양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만한 비경이었다. 군북면 방아실길 일대 6만여㎡ 위에 꾸며진 이 학습원은 2003년부터 5가구가 공동으로 수생식물을 재배하면서 만들어졌다. 지난 2008년에는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물을 사랑하고 지키며 보전하는 교육의 장으로 인정받아 ‘충북도교육청 과학체험 학습장’으로 지정됐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수생식물과 열대지방의 대표적인 수생식물을 재배하고 전시하는 생명의 공간으로 거듭나 휴양과 교육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군북면사무소 앞 경부선 철도를 가로질러 대전 방향으로 좌회전 증약리까지 2㎞를 달린 후 대청호 방향으로 우회전해 8㎞를 더 가면 학습원이 나온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이다. 5000원을 지불하면 천상의 정원 카페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 무인 카페에는 커피와 차가 구비돼 있다. 직접 커피를 내려서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으면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학습원에 진입하면 먼저 군데군데 연못이 보인다. 자연정화 연못, 백련연못, 한대수련 연못, 가시연못, 온대수련 연못 등 총 5개 연못이 있다.세계적으로 학계에 보고된 수련은 70여 종류가 있으며 이곳에는 50여종 총 1만여 본이 재배, 전시되고 있다.

연못들을 지나 낮은 언덕에 오르면 유리온실로 된 수련 농장과 수생식물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산책로는 낮은 바위산으로 이어진다. 이 바위는 검정 금강석 퇴적암으로 바위 속에 강자갈이 박혀 있다. 주  원장의 말에 따르면 이 일대는 지질학적으로 볼 때 바다였을 거라고 했다.  바위산에 오르면 한쪽으로는 대청호가 보다 멀리 보이고 다른 쪽으로는 학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유럽풍의 건물 5채도 보였다. 주 원장이 과거 독일을 방문했을 때 물을 정화시키는 수련에 반해 이 학습원을 짓기 시작했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이 건물들은 단체 관람객들의 학습체험실과 휴게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바위산을 지나면 넓은 잔디광장이 나타난다. 잘 관리된 잔디밭 가장자리에는 꽃나무와 소나무, 단풍나무, 과일나무 등으로 채워졌다.3면이 대청호에 둘러싸여 있는 학습원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오랜 동안 가꿔온 옥천의 아름다운 명소. 산과 호수, 하늘이 함께 어우러진 천상의 정원이 틀림없다. 꽃, 나무, 바위 그리고 호수 등 자연을 벗 삼아서 피로에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최적의 휴양지이자 학생들의 자연체험 교육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학습원은 자연보호와 관람객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방문에 제한을 둔다. 학교 등 단체 관람을 원하는 경우 사전 예약(waterplant.or.kr)하는 것이 좋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일요일은 휴무다.

△예술인들 전시 무료 개방
주서택 원장은 “요즘은 호수에 든 단풍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온다”며 “이곳에서 더 많은 이들이 몸과 맘에 쉼을 갖고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인들이 문화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장소를 무료로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온실이나 잔디 전시장, 수생식물학습원 안에서 각종 전시회(그림, 사진, 분재 등) 개최를 환영한다”며 언제든 문의하면 협의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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