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꽃과 함께한 세월이었다. 어릴 적부터 꽃을 좋아한 별빛수목원(청성면 남부로 3204) 서이룡 원장(77)은 20대 초반부터 꽃을 가꾸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40년 꽃나무를 수집해 키우다보니 수종이 많아졌다. 구입할 때 50년 된 꽃나무는 다시 50년을 더해 100년이 지난 고목이 되었다. 10여 년 전 청성면 도장리에 1만3천 평 땅을 매입해 수목원을 꾸몄다. 아젤리아, 아마릴리스, 나쓰미깡, 동백, 난 종류 등 500여 수종의 꽃나무로만 조성된 전국 유일한 수목원이다.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막내딸이 ‘별빛수목원’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처음 이곳에 수목원을 개장했을 때는 한해 2천여 명이 다녀갔다. 지금은 1년에 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한번 온 사람들은 반복해서 오고 다른 이들에게 소개해 같이 오고 있는 추세다.
서이룡 원장은 “꽃나무는 해마다 꽃을 피워내고 향기를 제공해 심신을 힐링하게 한다. 식물은 기르는 사람이 마음 가는 대로 가꿀 수 있고 나무의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어 갈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마음을 쏟는 만큼 잘 자라주니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이한 꽃이 있으면 가격이 얼마라도 구입해서 키운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수종을 수집해 수목원을 잘 운영해 나가고 싶다”고 꽃에 대한 끊이지 않는 관심을 보여줬다.
수목원 안으로 들어서자 나쓰미깡 열매가 노랗고 탐스럽게 열려있었다. 아기 코끼리 모습을 한 꽃나무가 있는가 하면 드레스나 불기둥 같은 다채로운 모양으로 가꾼 나무들이 막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색색으로 만개한 꽃나무도 잘 정돈되어 볼거리를 제공했다. 블랙레이스, 천리향, 만손초, 부처님의 손가락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레몬 종류의 불수감도 눈에 띄었다. 110년 자란 마룬드랖은 풍성했고, 50년 지난 허브는 줄기가 오래된 나무처럼 보였다.
서 원장의 아내(이정애·63)는 “관리가 힘들긴 하지만 계절에 따라 꽃이 피는 것을 보면 모든 피로가 다 풀린다”며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까 감탄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