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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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20)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3.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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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커스

크로커스는 봄꽃과 가을꽃(autumn crocus) 두 종류가 있으며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꽃이다. 신의 우두머리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내 줌으로써 노여움을 받아 코카서스 산의 암벽에 결박당해 낮에는 독수리에게 파 먹히고 밤에는 인간이 되어 영원히 고통 받던 프로메테우스의 피가 땅에 떨어져서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웠다. 이 꽃이 스프링 크로커스(spring crocus)이다. 그리고 인간 청년 크로커스가 불사의 존재 스밀락스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졌을 때 신들은 불행한 사랑에 고통하는 크로커스를 불쌍히 여겨 그의 이름을 붙인 꽃을 만들어 주었다. 또 둘이서 원반던지기를 하다가 헤르메스가 크로커스의 머리를 맞히는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말았다. 크로커스는 그 자리에서 피를 흘리며 죽었고 헤르메스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며 크로커스 꽃으로 변신시켰다. ‘후회 없는 청춘, 환희, 지나간 행복’이 꽃말이다.

차나무꽃

중국 촉한의 초대 왕 유비는 소년시절 강남지방을 여행하던 중, 좋은 차(茶)를 팔고 있는 장수를 만났다. 유비는 자기 어머니가 매우 좋아하는 차를 사기로 마음먹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보도(寶刀)를 허리에서 풀어 주고 한 종발의 차와 바꾸었다.

여행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유비가 어렵게 구한 차를 내놓으며 어머니를 위해 산 것이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정말 좋은 차를 구해왔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차 항아리를 유심히 바라보던 어머니가 유비에게 물었다. “얘야, 내가 노자도 넉넉히 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런 값진 차를 구해왔느냐?” 어머니는 의아한 얼굴로 유비를 다그쳤다. 유비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음을 깨닫고 자초지종을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니는 정색하고 말했다. “네 성의는 고맙다만 그 칼은 우리 집의 소중한 가보이다. 그 칼은 네 아버님이 세상을 떠날 때 이 칼로 검술을 익혀 대성하라고 신신당부한 유촉이었느니라. 그런데 어찌하여 그 유촉을 저버리고 그러한 경솔한 짓을 하였느냐” 어머니는 유비의 경솔한 행동을 꾸짖으며 유비에게 명했다. “나는 이 차를 마시지 않을 것이니 당장 강남으로 가 상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 칼을 돌려받아 오너라”

유비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보도를 되돌려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꽃말은 ‘추억’이다.

수수꽃다리

수수꽃다리는 수수 이삭처럼 꽃이 한데 뭉쳐 탐스럽게 핀 모습에서 유래한 것이다. 줄기는 높이 2~3m에 달하고 어린 가지는 털이 없으며 회갈색이다. 잎은 마주나고 넓은 달걀모양이다. 꽃은 연한자주색으로 피고 꽃받침과 꽃부리는 4갈래로 갈라지며 수술은 2개이다. 라일락꽃과 비슷하게 생긴 수수꽃다리의 꽃말은 ‘우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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