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려던 은행 열매, 알고 보니 중금속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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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챙기려던 은행 열매, 알고 보니 중금속 위험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11.0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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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수거 인력은 단 2명, 체계적인 관리 어려워
전체 가로수의 24%… 관내 4447그루가 은행나무
지난 1일 은행나무 열매로 얼룩진 인도 모습.

해마다 가을철 은행나무 열매가 악취를 풍기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나무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하며 추위에 잘 견디는 성질이 있어 가로수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옥천군도 전체 가로수 1만7943그루 중 4447그루(24.78%)가 은행나무로, 이는 4그루 중 1그루가 은행나무인 셈이다. 

그러나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를 치우는 담당자는 군 전체에서 단 2명뿐이고, 이마저도 다른 공원 미화활동을 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이 잠시 투입되는 형식이다. 때문에 떨어진 은행 열매에 대한 피해를 파악하기 힘들어 즉각적인 미화활동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은행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교체해야한다는 대안도 나오고 있지만, 교체 1그루당 평균 150만원 이상이 지출된다. 전체 은행나무 가로수 절반만 교체하더라도 33억원 이상의 비용이 예상돼 예산상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또한 은행나무 교체비용 외에도 묘목특성상 다른 곳으로 식재할 시 다시 생존이 어려워 활용도도 낮다. 문제는 군의 열매 폐기처리 뿐만이 아니다. 은행나무 열매에 포함될 수 있는 중금속 오염도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묘목 자체만 아니라 그 열매까지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어 호흡기 개선, 피부미용 등을 위해 주민들이 떨어진 열매를 채취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가로수에서 딴 은행 열매를 섭취하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조사결과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가로수 은행나무 열매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매연 등으로 인해 중금속에 오염돼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채집한 은행 열매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이 은행 열매에 포함된 중금속 오염도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떨어진 열매를 채취해 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 담당자는 “올해 은행나무 열매에 대한 민원이 없었다”라며 “군에서 은행 열매를 채취시 폐기처분하고 주민들이 채취한 열매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매로 인한 악취피해에 대해서 주민들의 입장은 달랐다.

지역주민 윤모(37)씨는 “은행 열매가 떨어진 인도를 지나갈 때마다 악취는 물론 밟을까봐 피해 다닌다”라며 “군에서 떨어진 은행을 처리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주민 민원이 없더라도 가로수길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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