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내가 만난 그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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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내가 만난 그분(2)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07.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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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물을 얻어 먹기 위해 예수를 믿겠다고 대답을 했으니 어찌됐든 교회에 나가기는 해야겠는데 먼저 나갈 용기가 생기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먼저 교회에 나가라고 말을 했지만, 아내도 역시 선뜻 나서질 못했습니다. 그 후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교회에 나가려고 늘 우리집에 전도하러 오던 집사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매주 오시던 집사님이 그날따라 오시질 않아 아내 혼자 교회에 나가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아내는 교회에 나가자마자 흥미를 붙여 3일 만에 새벽기도를 나갔습니다. 저는 그때 중풍병이 더욱 악회되어 통증이 심하고 밤이면 아픔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소주를 한 병 마시고 잠을 청하면 통증이 잠시 멈추는 것 같았으나 술이 깨면 다시 고통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밤낮으로 누워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던 저는 어느 순간 매일 새벽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내는 하루종일 부엌에서 그 많은 밥을 해내고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새벽 예배를 드렸는데, 새벽기도를 다녀오면 매일 아픈 저의 팔다리를 주물러주었습니다. 아내가 새벽에 팔다리를 주물러주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침을 맞는 것보다 주사를 맞는 것보다 시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저의 팔다리를 주무르면서 늘 속으로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병을 고쳐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지금 죽으면 지옥 밖에 갈 곳이 없으니 예수 믿고 구원받거든 데려가 주세요’ 라는 기도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왜 살려달라고 하지 않고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냐고 물으니 제가 눈을 감고 누워 있는 것을 보면 곧 죽을 것 같은 모습, 혼은 이미 떠나가고 육신만 남아 있는 산 송장과 다름이 없어 보여 그랬다고 했습니다.

아내와 아들이 교회를 열심히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저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 꿈은 아내와 아들은 높은 곳에 하얀 요를 깔고 단잠을 자고 있는데 저는 그 밑에서 구정물과 같은 더러운 물에 빠져있는 가재도구를 건지려고 애를 쓰는 꿈이었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아무리 애를 써도 가재도구를 건질 수 없었고, 아내와 아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보면, 마치 천사가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깨워서 도와달라고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는 아내와 구정물을 번갈아 보다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꿈에서 깬 후 저는 꿈의 뜻이 궁금하여 하루 종일 꿈의 내용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고민스럽던 차에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아! 아내와 아들이 누워 있던 곳은 천국이요. 내가 있던 구정물같은 곳은 지옥이구나’ 라고 답을 내렸습니다. 

그 날은 바로 수요일이었습니다. 저는 저녁 식사를 하고 아내와 아들에게 말도 하지 않고 교회를 가는 길로 따라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아내는 “소주 한 병 사드릴까요? 담배는 사 놓은 것이 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교회를 갈 때마다 매일 소주 한 병과 담배를 사주고 갔는데 그 날도 역시 소주를 위해 따라나선다고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아니야 나 지금 어디 가서 좀 놀다 오려고 가는 길이야” 라고 말하며 교회 쪽으로 같이 걸어갔습니다. 그 길은 마치 바람에 날려 간 것 같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교회 앞마당을 지나 교회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날 교회에 처음 나갔고 돌아오는 주일부터 정식으로 등록하고 다니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결론적으로 모두 스스로 교회에 나가 등록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들과 아내 저. 세 식구 모두가 예수님을 믿게 된 후 우리 가정은 옛날과는 다른 가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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