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과 장애역치, 젊어서 운동해야 하는 이유
상태바
기대수명과 장애역치, 젊어서 운동해야 하는 이유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5.26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젊은 세대는 평균적으로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여러 예상 가운데 젊은 세대의 기대수명은 적어도 백세는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기대수명은 현재의 연령별 사망수준이 그대로 지속된다는 가정하에서 올해 태어난 신생아가 앞으로 몇 세까지 살 것인지를 나타낸다.

기대수명에서 질병 등으로 스스로 활동하지 못하는 기간을 뺀 기간을 건강수명이라고 한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클수록 그만큼 인생의 말년을 삶의 질이 떨어진 채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길어졌지만 건강을 잃어서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수십 년을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도 원치 않은 일일 것이다. 

2020년 기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의 기대수명은 80.5세 여자는 86.5세이다. 평균 건강수명은 66.3세로서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무려 14년에서 20년에 이른다. 비슷한 시기(2019년)에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더라도 우리나라 남자의 건강수명은 71.3세, 여자는 74.7세로서 기대수명과의 차이가 남자는 9년 여자는 12년 정도이다.

이는 개인의 입장 뿐만 아니라 현재 급속한 고령화추세를 생각할 때 국가적인 차원에서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연구들은 젊은 시절부터 운동을 해서 근력을 유지해 온 사람은 노년기에도 ‘장애역치’ 이상의 근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장애역치’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근력을 말한다. 반면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노년기에 보다 일찍 근력이 ‘장애역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근력이 ‘장애역치’ 이하로 떨어지면 그 후의 삶은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며 당연히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한 가지 중요한 팁은 근육량과 근력은 젊은 시절부터 운동했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나이를 먹어서도 운동의 효과는 나타나지만, 젊었을 때 운동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젊은 시절에 근력운동을 하면 근세포의 세포핵 수가 증가하며 그 이후 근육이 위축되더라도 세포핵의 수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근세포막에 존재하는 위성세포는 자극을 받으면 근세포질 내로 들어가서 세포핵으로 전환되는데, 이 세포핵은 운동이라는 자극을 받으면 근단백질의 합성을 시작하는 장소로서 중요하다. 그러므로 노년기에 들어서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것보다 젊은 시절에 운동한 경험이 있다면 다시 근력운동을 수행할 때 근단백질의 합성이 훨씬 더 용이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특히 근육과 근력을 키우는 저항운동이 필요하다.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와 비교할 때 똑같이 먹고 똑같이 움직이는데도 불구하고 몸통에는 지방이 붙고 허벅지의 근육은 점점 가늘어지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잇살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체지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은 기초대사량이 점점 감소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 기초대사량은 1일에너지대사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기초대사량 자체가 감소하면 똑같이 먹고 움직여도 몸에 지방이 붙게 된다. 그러므로 나이를 먹을수록 의도적인 운동을 통해서 추가적인 에너지를 소모하는 생활이 필요하다. 특히 앞서 말했듯이 근육량이 중요한데,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만들지 않는다면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10년마다 하루 80~120kcal를 줄여서 먹어야 한다. 그렇지만 체중을 유지한다고 해도 근육량이 감소한다면, 이는 체지방이 늘어난 것을 의미하므로 건강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절대 피해야 하는 것이 저근육형비만으로서 근육은 빠지고 지방은 붙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볼록 나오는 체형이다. 이러한 체형을 갖는 비만을 사르코페니아(sarcopenia)라고 한다. 저근육형비만은 당뇨병이나 심혈관계질환과 관계가 깊고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체력을 일찍 소실하게 되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