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전 안남초등학교에 입학해 함께 뛰놀던 친구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머리가 희끗해진 동창들 사이에는 어느덧 89세가 된 이관구 은사도 함께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안남초등학교 제33회 동창회(회장 전병성)는 지난 17일 대전 유성 계룡스파텔에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생활하는 동창생 5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모임을 가졌다.
1963년 입학해 1969년 졸업한 제33회 동창생들은 당시 3개 학급에 170여 명에 달했다. 졸업한 지 57년이 지난 지금도 75명이 단체대화방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해마다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모임에는 30~50년 만에 얼굴을 마주한 동창들도 있었다. 서로의 모습이 달라진 만큼 이름표에 학창 시절 살았던 마을 이름을 함께 적었다. 동창들은 이름과 고향 마을을 확인하며 잊고 지냈던 기억을 되살렸다.
특히 이관구 은사의 참석이 눈길을 끌었다. 젊은 시절 안남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 선생은 89세의 나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제자들과 만나 노래를 불렀다. 일부 제자들은 행사 전날 은사를 찾아뵙고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이번 모임에는 정학기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동창들의 노력이 큰 힘이 됐다. 정 부회장은 전국에 흩어진 친구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참석을 독려하고 행사 준비를 이끌었다. 지난해부터 동창회를 이끌고 있는 전병성 제7대 회장도 여러 동창과 뜻을 모았다.
전 회장은 정기 회비 없이 회원들의 자발적인 찬조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두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이렇게 많은 친구가 모이기 어렵다”며 정학기 수석부회장과 여러 동창이 힘을 보탠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함께한 63년! 함께할 30년!’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63년 전 시작된 인연을 앞으로도 건강하게 이어가자는 바람을 담은 문구다. 전 회장은 “이제는 서로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친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30년 동안 자기 발로 걸어 나와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50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부터 해마다 안부를 나누는 동창들까지, 이날 모임은 서로의 건강을 확인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