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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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 얼굴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10.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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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립의 초석이 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숭고한 유지를 현창하고 계승·발전시켜 겨레의 숙원인 통일조국 촉성으로 완전 자주 독립과 완전한 광복을 도모하여 우리 민족과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대우를 받는 진정한 정신적 구심체가 되겠다”는 광복회. 

이러한 광복회를 이끄는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지난 2월 광복회가 소유하고 있는 국회 내 카페 수익금을 유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당시 이 기사는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지금 김 전 회장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조사 과정 중 또 다른 혐의가 포착됐다. 과거 회장 시절 그는 법인 카드로 집 근처 김밥집과 편의점 등에서 2,000여만 원을 결제했으며 심지어 지인 7명을 공고나 면접과 같은 공식절차도 없이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마디로 광복회 돈은 쌈짓돈이었으며 직원 채용도 자신의 마음대로였다.

‘엄마 앞에서 짝짜꿍’ 동요를 작곡한 대한민국의 대표 동요 작곡가 정순철(1901~?)을 기리기 위해 조직된 ‘정순철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도 이와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사업회는 특정인이 사업회 행사에 대해 마음대로 보조금을 집행하다 꼬리가 밟혔다. 그것도 십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업회는 지난 14년 간 옥천군민의 피같은 돈 8억8천여만 원을 옥천군으로부터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갖추어야 할 회의록이나 지출 관련 서류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게 옥천군 문화관광과에 있다고만 했다. 그러나 해당 부서에 확인할 결과 지출 관련 서류는 존재해도 회의록은 갖고 있지 않았다. 다시 말해, 동요제나 합창제를 열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 몇 명이 모여 어떤 내용으로 회의를 했는지 특정인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특정인 마음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이 사업회는 전액 옥천 군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어떤 내용으로 회의를 진행했는지 모른다는 것은 사업회도 문제지만 행사비용을 지원하는 옥천군도 문제다.

한 두 해도 아니고 벌써 14년째 운영되고 있는 이 사업회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건 사업회나 옥천군이나 도덕성 해이(Moral Hazard)를 넘어 사법적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한 이유로는 특정인이 낸 돈이 아닌 군민의 혈세가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세금이란 특정인의 배를 불리기 위해 사용하라고 납부하는건 아니다.

더욱이 사업회 관계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대부분의 사업회 일감을 몰아감으로써 페어플레이 정신을 정면으로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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