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도요새’라고 하면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갯벌을 먼저 떠올린다. 가을과 봄, 도요새 무리가 낙동강 하구나 서해안 갯벌에서 군무를 펼치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갯벌을 두고 굳이 내륙의 작은 습지를 찾는 조류들은 이른바 ‘내륙성 도요새’들이다. 대표적인 종이 바로 ‘깝작도요’와 ‘삑삑도요’다.
이들이 치열한 먹이 경쟁이 벌어지는 바다 대신 내륙의 호수나 개천을 택한 이유는 ‘안정성’과 ‘틈새 전략’ 때문이다. 조석 간만의 차로 인해 물이 들어오면 먹이 활동을 멈춰야 하는 갯벌과 달리, 내륙 습지는 하루종일 일정한 수위를 유지해 언제든 안정적인 먹이 섭취가 가능하다. 또한 대형 도요새들과의 영역 싸움을 피해 소형 도요새들만의 풍요로운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지난 8월 8일 대청호 안내면 인포리 습지 일대에서 진행된 생태 모니터링 활동 중 도요목 도요과의 ‘깝작도요’를 직접 촬영한 데 이어 8월 14일 인근 안남면 안남천(청정리 일대)에서도 동종과인 ‘삑삑도요’의 활발한 먹이 활동을 추가로 확인하고 촬영하였다.
이번에 포착된 깝작도요와 삑삑도요는 유라시아 대륙 북부나 시베리아의 차가운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을 마치고 호주나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남쪽 월동지로 내려가는 중인 ‘나그네새(통과철새)’들이다, 8월 초중순은 이들이 본격적으로 남하 비행을 시작하는 시기로 별도의 추진력 없이 수천에서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가야 하는 도요새들에게는 이동 경로 중간에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습지가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된다.
안내면 인포리 석축과 바위 틈을 바쁘게 걸어 다니며 곤충이나 소형 연체동물을 사냥하는 깝작도요와 안남천 얕은 물가에서 수생 곤충을 부지런히 쫓는 삑삑도요의 모습은 장거리 여정을 앞두고 영양분을 보충하는 필사의 생존 활동으로 두 새 모두 이동하는 과정에서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새(또는 겨울새)이다.
옥천 대청호반, 철새 이동 경로의 생태적 징검다리로서 가치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장계리와 안남면 연주리 일대는 대청호의 풍부한 수자원과 먹이원 덕분에 다양한 철새와 나그네새들이 거쳐 가는 중요한 생태적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인포리 습지의 깝작도요에 이어 안남천에서 삑삑도요까지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은 이 지역 수변 생태계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고단백 먹이원을 풍부하게 품고 있으며 매우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방증이며 향후 대청호 생태 군립공원 조성과 맞물려 이러한 철새 중간 기착지로서의 가치를 보존하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환경 대책이 수립되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