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든 산과 들이 도화지 안에 곱게 채색되어 갔다. 붓끝에 물감을 묻혀 가을을 그리고 있는 수강생들의 손길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붓이 지나간 자리마다 깊은 가을 색이 덧입혀지고 있다. 목요일 12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진행되는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수채화 교실’ 프로그램에 10명 남짓의 수강생들은 각자의 자리에 이젤을 펴놓거나 책상에 그림 도구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려나갔다. 도전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이곳에 와서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평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마음의 편안함을 찾는 ‘수채화교실’ 회원들의 모습은 열의로 가득하다.
이미 완성된 몇 개의 작품들이 벽에 붙어있기도 했다. 이영복(90) 강사는 이곳에서 15년 동안 강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90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꼿꼿한 자세로 수강생들에게 그림지도를 해주고 있었다. 이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그림 한 점을 그려오도록 숙제를 낸다. 집에서 그려온 그림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지도해 준다. 거의 일대일로 가르쳐 주기 때문에 처음 그림을 그려보는 수강생들도 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고.
또한, 기초적인 것부터 차례로 지도를 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고 쉽게 그림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풍경화와 정물화 그림의 주제는 자유롭다. 지난달 23일에는 1년 동안 준비한 작품 중에서 13점을 모아 관성회관에서 전시회도 개최했다.
2년째 배우고 있는 신겸치(옥천읍‧79) 수강생은 “그림을 그리면서 내적 자기 수양이 되어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숙제를 내면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열중할 수 있어 여가 선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정하영(옥천읍‧75) 수강생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그림에 도전해 배운 지 1년이 되었다”며 “처음 시도가 어려웠지만 한 번 한번 할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 재밌고 자기계발에 최고”라고 말했다.
이영순(옥천읍‧68) 수강생은 “우연히 수채화교실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취미로 올 3월부터 시작했는데 작품을 완성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긴다”며 “집에 가서도 숙제로 하다보면 시간이 잘 가고 즐거움이 있어서 그림에 취미가 있는 분들에게 권유하고 싶다”고 적극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