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건강 위기···옥천서 싹 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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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건강 위기···옥천서 싹 다 날렸다
  • 김수연기자
  • 승인 2020.08.2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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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기·이향남 부부의 옥천 찬가
이향남 씨가 마을 어귀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향남 씨가 마을 어귀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당신 그러다 큰일 나겠어. 시골로 갑시다남편 배용기(충북 옥천읍 옥각리·73) 씨의 제안에 이향남(70) 씨가 충북 옥천으로 이사 온 지도 만 3년째다. 원래 서울 대치동에 살았던 이 씨 부부는 중년의 나이에 대전의 비래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대전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화장실에서 집안일을 하던 이 씨의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더니 곧바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가버렸다. 그녀의 나이 46세였다. 과거의 일을 회상하던 이 씨는 말 그대로 화장실에서 기어 나왔다고 전했다. “여보, 구급차 좀 불러줘그렇게 실려 간 병원에는 MRI 기계가 없어 서울로 올려 보냈고 서울에선 뇌출혈이라고 했다. 곧바로 수술한 탓에 마비 온 곳도 없어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두 번째 고비는 환갑이 지나서 발생했다. 이 씨의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또 한 번의 대수술을 마친 이 씨에게 남편 배씨가 시골로 가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옥천의 옥각리 각신마을 조그마한 밭을 사 정착했다. 무도 심고 복숭아나무도 심고 매실나무도 심었다. 혹자는 주말농장 하냐고 할 만큼 농사일에 전전긍긍하는 편은 아니지만 둘이 먹고 살만큼은 나온다고 했다. 지금은 코로나로 중단됐지만,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노인회관에서 식사를 준비하며 용돈 벌이도 하고 동네 사람도 사귀었다. 이 씨는 옥천에 와서 잠을 너무 잘 잔다고 밝혔다. 대전에서는 잠을 자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잠이 안 왔는데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잠이 절로 온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이다. 2~4개월 간격으로 받는 건강 검진에서도 결과는 항상 정상이다.

요즘 이 씨의 락은 마을 정자에 모여 동네 친구들과 이야기 삼매경에 빠지는 것이다. 비록 코로나의 여파로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노인회관도 들어갈 수 없지만 이 씨는 오늘도 공기 좋고 사람 좋은 옥천에서 행복하다. 이 씨의 옥천에 살어리랏다!’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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