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기업인연합회가 지역 산업정책의 중요한 협의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청년 유출이 지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은 일자리와 소비, 세수, 청년정착 가능성을 떠받치는 지역 공동체의 또 다른 기반이다.
옥천군기업인연합회 회원사 현황에 따르면 모두 91개사로 집계된다. 협의회별로는 군북면협의회가 33개사로 가장 많고 옥천특별농공단지협의회와 옥천읍서부협의회, 특별회원이 각각 10개사로 뒤를 이었다. 이원면협의회와 군서면협의회는 각각 9개사, 구일리농공단지협의회는 6개사, 옥천읍동부협의회는 4개사로 나타났다.
옥천군에 등록된 공장은 499개로 기업인연합회 회원사는 전체 등록공장의 18.2% 수준이다. 전체 공장을 모두 포괄하는 조직은 아니지만 기업인연합회 회원사 분포를 보면 옥천 산업의 중심축과 외연이 함께 드러난다. 옥천특별농공단지와 구일리농공단지, 옥천읍 동부·서부권에는 금속, 기계, 자동차 부품, 식품, 전기, 포장재, 특장차, 커피가공, 건축자재 등 다양한 제조업체가 모여 있다.
군북면에는 농산물 가공, 건강식품, 레미콘, 타올, 플라스틱, 과학기자재, 유통, 환경 관련 업체가 폭넓게 분포한다. 이원면에는 포장재, 유리, 자동차 부품, 아스콘, 물류, 목재·가구 업체가 자리하고 군서면에는 창호, 플라스틱, 금속, 제과, 안전용품, 재생소재 관련 기업이 포함돼 있다.
특별회원 역시 옥천 산업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청산면의 한켐과 하나그린, 동이면의 대산에코산업과 한진타올·퓨럽, 이원면의 가구지음, 옥천읍의 케이웰바이오신약과 디에이치 등은 읍 지역뿐 아니라 면 지역에도 생산 기반이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옥천 산업이 특정 농공단지에만 집중된 구조가 아니라 읍과 면, 농공단지와 개별 입지가 함께 맞물린 분산형 산업 생태계라는 점을 말해준다.
업종별로 보면 옥천 기업의 폭은 더 넓다. 자동차·특장차, 농기계·기계설비, 금속가공, 플라스틱·창호, 식품가공, 바이오·미생물, 환경·에너지, 포장재, 물류, 전기·전자, 타올·섬유, 건축자재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 지역 농업과 연결되는 농산물 가공업체, 묘목·식품·로컬푸드와 연계 가능한 기업도 적지 않다. 옥천 경제를 단순히 농업이나 소상공업 중심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조업과 농업, 물류, 가공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로 봐야 하는 이유다.
기업인연합회의 역할이 커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은 개별 업체 단위로 행정에 애로를 전달하기 어렵다. 인력 수급, 원자재 가격 상승, 산업단지 기반시설, 도로·물류 여건, 환경규제, 판로 개척, 기술 전환, 외국인 근로자 지원 등은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산업 전체의 과제다. 기업인연합회가 이런 요구를 업종별·지역별로 모아 행정과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 때 정책의 현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군북면협의회에 회원사가 가장 많이 분포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군북면은 대청호 규제와 교통 여건, 공장 입지, 물류 문제 등이 함께 얽힌 지역이다. 기업 활동이 유지되려면 도로 접근성, 기반시설, 인력 수급, 환경규제 대응이 동시에 필요하다. 군서면과 이원면, 동이면, 청산면에 위치한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면 지역 기업은 해당 지역의 고용과 소비를 지탱하는 생활 기반이기도 하다.
민선9기 옥천군 산업정책은 이런 기업 분포를 반영해야 한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미래성장 산업단지 19만 평 조성과 기업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그러나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것은 이미 지역에서 고용과 생산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기존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규 기업 유치만 강조하면 산업정책의 체감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인연합회 회원사 현황은 옥천 산업정책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농공단지 노후 기반시설 정비, 공장 진입도로 개선, 도시가스와 전력 등 에너지 기반 확충, 기업 제품 판로 지원, 지역기업 우선구매, 인력 매칭, 청년 취업 연계, 외국인 근로자 정주 지원, 규제 상담 창구 운영 등이 현장에서 요구될 수 있는 과제다. 이는 군수 공약인 산업단지 조성, 청년정착, 농업경제, 교통망 확충과도 직접 연결된다.
청년정착 정책도 기업 현장과 연결돼야 한다. 청년임대주택이나 청년수당이 실제 효과를 내려면 지역 안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기업은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청년은 지역에 머물며 소비와 생활을 이어간다. 이 구조가 만들어져야 학교와 상권, 주거 수요도 함께 유지된다. 기업인연합회가 지역 학교, 충북도립대, 직업교육기관과 협력해 현장실습과 채용, 기술교육을 연결한다면 청년 유출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농업과 기업의 결합도 중요한 과제다. 옥천에는 농산물 가공, 식품, 포장재, 물류, 바이오, 환경 관련 기업이 함께 있다. 포도·복숭아·묘목·로컬푸드 등 지역 농업자원을 가공·포장·유통·브랜드화하는 과정에 지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면 농가소득과 기업 매출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 농업을 생산 중심에서 가공·유통·체험·관광으로 확장하는 데 기업인연합회가 실질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업인연합회가 지역 산업 전체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회원 기반 확대도 과제로 남는다. 옥천군 등록공장 수와 비교하면 연합회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도 많다. 일부 소규모 제조업체와 면 지역 기업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지 살펴야 한다. 회원 확대는 단순한 조직 규모 확장이 아니라 옥천 산업 생태계의 목소리를 넓히는 과정이다.
옥천군기업인연합회 김종율 회장(㈜ 유명 대표)은 “지역 기업들이 겪는 인력난과 원자재 부담, 판로 문제는 개별 기업만의 힘으로 풀기 어렵다”며 “회원사들의 현장 목소리를 모아 행정과 공유하고 지역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연합회의 역할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옥천군기업인연합회는 이제 단순한 기업인 모임을 넘어 행정과 기업, 교육기관, 지역사회를 잇는 산업정책 파트너로 역할을 넓혀야 한다. 회원사 91개사는 옥천 제조업의 다양한 현장을 보여준다. 이들의 목소리가 민선9기 산업정책과 일자리정책, 청년정착정책에 반영될 때 옥천 경제의 지속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옥천 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지역 기업이 성장하면 일자리와 소비, 협력업체, 세수도 함께 살아난다. 기업인연합회가 현장의 애로를 모으고 행정이 이를 정책으로 연결하며 지역사회가 기업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인정할 때 옥천 산업의 다음 단계도 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