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은 바보.
내가 가도 온 줄도 모른다.
뛰놀던 동산은 깎여 나가고,
숨어들던 포도밭은 잘려 나가고,
고기 잡던 개천은 복개되고,
숨바꼭질하던 골목은 없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섰다.
고향은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눈 멀고, 귀 먹고,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리움을 밀봉한 시간과 함께 누워 있었다.
가면 갈수록, 보면 볼수록, 나이가 들수록
향수라는 그리움의 곳간이 비어간다.
이제 세월이 약이 아닌 독인 나이,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마을에 이방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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