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은 ‘밤의 불청객’? 양어장·낚시터 물고기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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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은 ‘밤의 불청객’? 양어장·낚시터 물고기 싹쓸이
  • 박승룡.유정아기자
  • 승인 2017.05.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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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놈 한 마리가 하루 물고기 6kg 먹성, 서식지 파괴로 먹이 줄어
낚시터, 낚시 방해하고 값비싼 붕어 잡아먹어 동물포획 틀·덫 설치
지능 높은 수달, 방치하면 사람과 친숙해져 야생성 퇴화 될 수도…

옥천향수신문은 지난 2주간 (1)서식지 및 분포 조사기록, (2)수달의 생태습성과 환경보존에 대해서 기획취재를 하여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65호에서는 마지막 기획취재인 (3)천연기념물 보호 대책과 군의 정책마련에 대해 다루며 최종 마무리한다. <편집자주>

(기획)옥천지역 수달을 찾아서

(3)천연기념물 보호 대책과 군의 정책마련

 

한국수달연구소, 청각이 발달된 수달 ‘개 짖는 소리’ 방지에 도움

사냥 실패 하면 다시 찾아오지 않는 습성 이용해 첫 방지가 관건

‘울타리 펜스 이용해 수로 출입구 막아야… 그물은 안전사고 위험’

 

야생동물 피해예방 지원 사업 양어장은 기준 없어 조례제정 시급

어민들 “양어장도 피해 줄이고 수달도 보호하는 상생 방안 필요”

양식피해 입어도 어민들 보상 지원 없어 ‘속만 타는 어민들’ 苦心

교동저수지 산책길에서 발견된 가족단위 수달 3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다(독자 이흥주씨 사진 제공).

관내 현대화시설 공사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 되면서 먹이까지 사라지자 수달은 양어장과 낚시터를 습격하면서 ‘밤의 불청객’으로 전락했다.

수달이 주로 습격하는 곳은 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미꾸라지 양식장과 유료 낚시터가 대부분이었다.

수달은 성채 수놈 한 마리가 하루에 6kg 먹어 치울 정도로 식욕이 왕성하다. 가족단위 수달(3마리)이 하루에 먹이로 섭취하는 양은 평균 15kg.

먹성이 좋기 때문에 영업장의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옥천에서 영업하고 있는 양식장은 모두 20곳이며 신고하지 않은 곳을 포함하면 3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고, 유료 낚시터는 10곳이다.

대청호와 금강 지류에 있는 하천과 연결된 어장들은 대부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영업장 대표 A씨는 “수달이 천연기념물이라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어서 조심하기는 하지만 어장피해가 늘고 있어 대부분의 영업주들이 고민하고 있고, 다소 성격이 급한 업주들은 직접 포획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교동저수지 상류지역에서 어미것으로 추정되는 성체 수달의 배설물.

낚시터도 피해가 커지면서 직접 방지에 나서는 영업장들도 생겨났다.

저수지와 연결된 하천에 울타리 펜스를 치고, 그물망 까지 둘러싸면서 방어에 나선 것이다.

이유는 넓은 지류를 돌며 사냥에 나서지 않고도 큰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는 ‘먹이 터’이기 때문이다.

유료 낚시터는 특성상 크기가 큰 중국붕어(25㎝ 이상)를 풍부하게 풀어 놓고 수달이 좋아하는 대형어종인 잉어와 향어가 많기 때문이다.

이원주민 B씨는 “최근 밤낚시를 하던 중 수달이 침입해 낚시터 일대가 비상이 걸렸다. 낚시를 못하기도 하지만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날뛰면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수달 소란에 낚시를 하던 손님들이 급격하게 빠지자 낚시터 주인 C씨는 ‘더 이상은 못 참겠다’라면서 고양이 포획 틀과 덫을 설치하고 2마리를 잡아 뒤뜰에 묻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대청호와 금강 지류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8일 어미 배설물과 함께

발견된 새끼 수달의 배설물.

고기가 들어 있는 정치망을 이빨로 뜯어 손해를 입히는가 하면 금강에 설치된 통발 전체를 훼손하기도 한다.

특히 정치망에 들어있는 고기를 먹기 위해 간혹 고정된 밧줄을 끊는 경우도 있어 정치망이 분실되는 경우도 있다.

수달이 어민들과 양어장, 낚시터에 피해를 입히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잡지도 못하고, 퇴치도 못하면서 앉아서 손해만 봐야 한다. 보상이 어렵다면 산속에 설치하는 전기 울타리처럼 울타리 펜스를 지원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A간사는 “난개발로 인해 수달이 점차 서식지를 잃어 가면서 인공 환경시설물로 침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다”라며 “관련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서식지 보존이 1차적 문제이며, 2차는 어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방지시설을 설치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협조가 필요 하다”고 말했다.

수달은 다섯 살 정도의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갖고 있어 머리가 아주 똑똑한 동물이다.

학습능력과 해결능력이 뛰어난 수달은 ‘먹잇감이(먹이터)있는 곳’을 수 년 동안 기억 하고 찾아가는가 하면 운동신경이 뛰어나 1m의 높은 장벽도 쉽게 넘을 수 있다.

인지능력이 좋아 사람이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쉽게 친화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인공적인 환경에 쉽게 적응을 하면서 인간과 공존한다면 야생성이 퇴화 되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한국수달연구소는 ‘친화력이 좋고 지능이 높은 수달은 인공적인 환경에 쉽게 적응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손에 길들여지는 순간 야생으로 돌아 갈수 없다. 환경적인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선 서식지 보호와 인공 환경적응을 할 수 없도록 방지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수달은 청각이 예민하고 후각이 발달되어 개의 짖음과 배변 냄새 등 강한 포식자의 존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개를 키우는 것은 침입방지에 큰 효과를 나타 낼 수 있다’고 예방법을 밝혔다.

김대산 연구원은 “수달은 서식환경이 매우 넓고 하루 이동경로가(15㎞, 수놈의 경우)광범위하기 때문에 집중되어 있는 양식장·낚시터는 중복피해를 입을 수 있고, 가족단위 수달은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울타리 펜스 등을 적절히 설치해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달은 침입할 수 없는 실패한 사냥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습성을 갖고 있어 첫 방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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