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2800여 곳… 올 상반기에만 40억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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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2800여 곳… 올 상반기에만 40억 발행
  • 유정아기자
  • 승인 2017.08.3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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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초기 원스톱 전산 시스템 도입 필요
시행초기 원스톱 전산 시스템 도입 필요
가장 좋은 홍보법은 ‘군 직원부터 참여’

‘지역화폐’ 상품권 정착, 칠곡군 르포

옥천군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지역 상품권 발행을 위해 28일 이미 상품권이 잘 정착된 경북 칠곡군을 방문했다. 칠곡군은 지역 상품권 100억 원을 목표로 운영할 정도로 이미 정착 안정기에 들어섰다. 옥천군 경제정책실 담당자와 관내 상인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시행과정과 홍보·운영 등을 대해 논의했다. 칠곡군의 지역 상품권 발행 노하우에 대해서 알아본다 .<편집자주>

옥천군이 내년부터 시행할 지역 상품권 발행을 위해 모범사례로 꼽히는 경북 칠곡면을 방문했다. 군 경제정책실 김병구 팀장과 김승열 주무관, 옥천공설시장 정진기 상인회장,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옥천군지부 유동민 대리 등 관계자 4명이 동행했으며 상품권 발행의 현실적운영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칠곡군 경제교통과 오진구 과장, 정지연 주무관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개선점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주제는 △전산 시스템 관리 △총괄 금융기관 선정 △가맹점 확대 △구체적 상품권 운영과 부작용 △홍보방법 등이었다. 이후 옥천군 관계자들은 칠곡군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가 현황과 간판 디자인, 길거리 미관 등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28일 옥천군 경제정책실 담당자 및 관내 이해관계자와 칠곡군 상품권 담당자간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원스톱 전산시스템

칠곡군은 군-금융기관-지역 가맹점이 모두 하나의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상품권의 흐름을 한 달 주기로 파악가능하다. 상품권 관련 조례나 세부적인 규정도 기관간 팩스를 이용해 일괄 공유하고 있다.

김승열 주무관은 전산 시스템 관리에 대해 질의했다. 칠곡군 정 주무관은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선 전체 금융기관·사업체의 무료 지원이 필요하고, 관리 담당자 교육도 해야 한다. 칠곡군은 전산 시스템 초기 정착 비용에만 2억 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스템을 처음 만드는 초기 단계부터 군은 업체에게 구체적으로 필요한 것을 요구해야한다. 시스템을 만든 이후에는 개선할 때마다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주의사항도 강조했다.

▲금융기관 선정·관리

칠곡군은 총괄 금융기관에 대해선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칠곡군의 상품권 총괄은 농협군지부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면지역은 단위농협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상품권을 취급하는 전체 금융기관은 34곳이다.

경제정책실 김병구 팀장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질의했다. 이에 칠곡군 정 주무관은 금융기관의 상품권 잔고·정산의 문제를 콕 집었다. 정 주무관은 “현금과 같은 역할을 하더라도 돈과는 따로 관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특히 금융기관은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지역 발전을 위해 도의적 차원에서 해주는 것”이라며 “상품권 관리도 ,사람 손을 거치는 작업이 있기 때문에 오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정산하기 때문에 오류를 바로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그럴 때 적은 액수로 해당 기관에 책임을 지우는 것이 군에서도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산 관리 등에 대해서는 전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여 편리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가맹점 모집

현재 칠곡군의 지역 가맹점은 2800여곳에 달한다. 신청 접수는 팩스로 받고 있으며, 이후 다시 원본을 받는 순으로 진행한다. 일단 군의 전산시스템에 바로 저장한 다음 확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다. 업종변경 시엔 누계처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가 변경처리만 된다.

칠곡군은 상품권 시행 3년 이후부터 정기 구매자를 등록해 포인트를 지원하고 있다. 정기권자의 주소 등 신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인 자본흐름도 파악 가능하다. 대부분 정기권을 구매하는 대상이 기업체나 군청 직원들이기 때문에 이후 대략적인 순환을 알 수 있는 것이
다. 타 지자체 자본유출을 막은 효과를 수치로 나타낼 수 있으며 활용도가 높은 곳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상품권 이용률을 보이는 곳은 주유소다. 전체 가맹점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와 일반 소규모 상가, 전통시장 순으로 이용되고 있다.

칠곡군 정 주무관은 “처음 가맹점을 모집할 때는 군 직원 대다수가 발 벗고 나섰다. 수백여 명의 직원들이 몇 개씩만 가맹점을 모집하면, 금방 천 단위 연결이 가능하다. 이는 의지가 필요한 문제”라며 “최근까지도 한 달에 2~3건 이상은 꾸준히 가맹점 신청접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상품권 운영방식

칠곡군은 상품권 시행 초기에 지나친 혜택을 제공하여 악용되는 사례가 있었음을 밝혔다. 초기 발행에는 상품권을 사용할 때마다 2~3%의 포인트를 지급하고, 5000원 이상 다시 상품권으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자 기업체에서 천만원권 단위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여 지
나친 포인트 지급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칠곡군은 일반 구입자와 정기구입자를 구분해 후자에 한해서만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구매 한도는 100만원으로 한정하고 3개월 이상 상품권을 구매를 안 하면 다시 일반 구입자로 구분되는 규정도 도입했다. 포인트 지급도 50만원 이하 구매는 1.5%, 50만원 초과~ 100
만 원 이하 구매는 1%로 조정했다.

칠곡군만의 특별 혜택으로는 상품권 뒷면 일련번호로 자동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고 있으며, 군 직원의 경우 적립된 포인트로 장학금을 기부할수 있다. 상품권은 현금영수증 처리가 되기 때문 세제혜택도 있다. 포인트로 지급한 상품권은 군에서 금융기관에 다시 보전해준다.

김승열 주무관은 “어느 지자체건 상품권 사용의 부작용 사례로 포인트 문제가 항상 언급되는 것 같다”며 “이번 사업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도록 포인트 지급을 늦추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칠곡군 오진구 과장은 포인트 지급 유예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 과장은 “아무리 상품권이 잘정착이 됐어도, 일반 식당에 들어가면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지 한번은 질문해야한다. 일반 소비자의 경우 이런 과정이 껄끄럽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
다. 이어 오 과장은 “요즘 카드 사용이 많은데, 상품권의 경우 지폐보다 크기 때문에 지갑에 넣고 다니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소한 불편함을 감소할 수 있을 정도의 혜택이 사용자에게도 돌아가야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권 홍보는 ‘직원부터’

칠곡군 정 주무관은 상품권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무엇보다 군 지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칠곡군 직원들은 ‘6급 이상은 20만원, 미만은 10만원’ 이런 식으로 상품권을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지만 많은 직원들이 참여해 지금의 정착이 가능했던 것”이라며 “군에서 시행하는데 군 직원부터 사용하지 않으면 어느 기업체에서 활용하겠느냐”고 말했다.

칠곡군의 경우 2011년부터 지역 상품권을 발행했으며 올해 상반기 발행액만 4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활발히 시행되고있다. 1일 상품권 회수 액만 1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발행액도 638억5000여만 원에 달한다. 포인트를 제외한 순 판매액은 608억400만원이다.

정기구매 신청자는 4030명이며 이들이 구매한 금액은 8억4300만원이다.
옥천군은 상품권 초기 발행규모를 12억5000만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옥천사랑 상품권 조례(안)’을 발의했던 안효익의원은 “특정 지점이 아닌 다수의 가맹점을 모집해야하며, 판매와 환전이 쉽고, 최소 50억 이상의 발행규모가 필요하다”라며 “만족할만한 발행 규모는 아니지만 첫 시행에 의의를 두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 개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옥천군 관계자들이 칠곡군 전통시장을 방문해 길거리 미관 등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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