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절반은 ‘표고버섯’
상태바
내 인생의 절반은 ‘표고버섯’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3.05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우원표고버섯재배단지 김범용 대표
옥천에 표고버섯 가공공장 설립 ‘꿈’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가 청아했다. 그곳 산자락 한 귀퉁이, 2천여 평에 현우원 표고버섯 재배단지(청성면 묘금리 270번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김범용 대표가 지난 6년 동안 표고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곳. 1년 동안 12만 개 이상의 배지로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는 옥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장이다. 김 대표는 농업회사법인 (주)영진표고에프엔에프에서 이사로도 활동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25세 때부터 버섯 관련 업종에 발을 들여 28년째 같은 분야의 일을 이끌어 가고 있다. 김범용 대표가 내다본 표고버섯의 내일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28년간 표고버섯 인생
청산으로 이전하기 이전 고향인 영동에서 5년 동안 버섯농사를 지었다. 청산에 2천여 평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표고농사를 지은 건 6년 전이다. 김범용 대표가 버섯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선친(고 김재식)의 영향이 크다. 40여 년 간 건표고버섯 사업을 해 온 아버지의 뒤를 이은 것. 장남으로 그의 나이 25세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17년 동안 건표고사업을 운영해왔다. 이후 생표고 농사를 짓기 시작해 지금까지 11년째다. 버섯 관련 사업만 28년 동안 이어온 셈이다. 
김 대표는 “귀농인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것이 표고버섯 농사여서 쉽게 이 분야로 뛰어드는 데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어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귀띔해줬다. 이어 “무엇보다 재배기술이 중요하다”며 “좋은 품질의 버섯을 생산하지 못하면 시장 가격 형성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농부의 바램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적어지면서 버섯 가격도 하락이 예상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배지공장이 있으면 상관없지만 1년에 10만 개 예상 배지값만 8~9천만 원으로 1년 수익이 1억 5천만 원으로 봤을 때 7~8천만 원으로 노동력 등 모든 것을 제외하고 생활이 어렵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정책자금이나 군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림청에서 실시하는 배지보조사업 수요조사나, 폭염 피해 보상금 등에 관한 공지사항이 농민들에게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보조금 신청에서 누락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농민들을 위해 국가에서 주는 것만이라도 챙겨 전달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이 국가시책을 모르다보니 배지보조사업 수요조사에서 누락되어 옥천군 농민들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자격요건이 안되면 안 받아도 상관없지만 가능한 정책자금을 충실히 알려줘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군 자체 보조사업으로 표고버섯 육성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옥천에 가공공장 설립이 꿈
김범용 대표는 매주 월요일 경기도 양평으로 출근한다. 이사로 있는 (주)영진표고에프엔에프는 표고버섯가공사업장이다. 서울대학교 산학연과 MOU체결 연구개발한 신상품만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상황버섯누룽지는 상황버섯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상황을 사먹지 않아도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4가지 버섯의 맛과 향을 한 끼에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버섯모둠(국내산 표고, 느타리, 양송이, 새송이), 상황버섯차, 표고버섯차, 차가버섯차, 표고분말, 백화고, 표고채, 흑화고, 표고버섯균사체, 영지버섯균사체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김 대표는 “1차 상품은 한계가 있어 가공품으로 갈 것”이라며 “옥천에 버섯 관련 가공공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 2억 원, 2019년 7천만 원 상당의 영동 생산제품을 판매해 매출을 올렸다. 그는 “생표고는 대기업에도 납품이 가능하다. 더 많은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옥천의 버섯농가가 결집하면 안정적 납품이 가능해 농민이 판로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36톤 표고버섯 생산 기대
버섯재배단지 3개 동의 배양장에 여름에 생산할 6만 개의 배지가 있었다. 3월 말 재배장으로 옮겨 4월 중순부터 수확될 예정이다. 18톤의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에 2차례 12만 개의 배지로 36톤의 표고 생산을 앞두고 있는 김범용 대표의 하루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제2의 고향 ‘옥천’
스무살이 된 딸 아이가 7살 되던 해 영동에서 옥천으로 이주했다. 삼양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던 딸은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 둘째 딸은 옥천고등학교 1학년이다. 이제 김 대표에게 옥천은 또 다른 고향이자 생활의 터전이다. 그는 옥천 버섯 농가들이 소통하며 상생 발전해 나가길 바라고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