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서 장이 서는 날이면 옥천읍 죽향리 명가가든 앞에 있는 우시장에는 새벽 5시 30분부터 소 울음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찍 들어가 계량을 마쳐야 좋은 자리를 잡고 소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사려는 사람도 서두르기는 마찬가지다. 좋은 소를 더 좋은 값으로 사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우시장에 나온 소들의 운명은 세 가지로 나뉜다. 새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하는 소, 주인과 헤어짐을 미룬 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소 그리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다.
소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달라지는 만큼 우시장의 풍경에는 실랑이가 빠지지 않는다. 차에서 내리지 않으려는 소와 그 소를 끌어내려는 주인과의 실랑이, 차에 오르지 않으려는 소와 그 소를 끌어 올리려는 주인과의 실랑이.
시장에 도착한 소들의 운명이 결정되기까지는 오래 걸려도 두 시간 남짓이다.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들의 흥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가올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들은 외양간에서처럼 되새김질에 여념이 없다.
소들의 운명이 하나둘씩 결정되는 동안 전통재래시장인 옥천장이 옥천읍 금구리 일대에서 열린다. “호박 사세요”“나물 사세요”하는 오일장 풍경이 이어진다.
저작권자 © 옥천향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