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뜯어 먹는 금강 수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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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뜯어 먹는 금강 수변공원
  • 이태현기자
  • 승인 2016.07.14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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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36억원 들여 조성 ··· 이용객 없고 ‘힐링’기능 상실
매년 장마에 피해 속출, 해마다 관리비만 수억원 ‘세금먹는 하마’
옥천1지구 시설안내 표지판 위로 마른 잡초가 무성하게 걸려있어 이번 침수로 표지판 위까지 물에잠긴 흔적이 역력하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금강수변공원이 혈세만 낭비하는 ‘낭비공원’이라는 오명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 공원은 정부가 지난 2011년 136억원을 들여 옥천군과 영동군 금강변 일대에 주민들의 여가생활 활성화 목적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매년 장마철마다 금강이 범람하면서 시설물의 피해가 지속되고, 잡초제거 등 경관문제 때문에 수억원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실제로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에 조성된 수변공원의 관리비는 1년동안 1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출되고 있고 5년 동안 지출한 금액은 총 7억2,200만원 이다. 

지난 6일까지 옥천 지역에 341㎜ 이상의 비가 내리면서 공원 전체가 물에 잠겼다. 조성 당시 심어 놓은 조경수들은 잦은 침수로 다쓸려내려가고 지금은 쓰러진 수풀만 가득 했다. 이용객 하나 없어 기능을 상실했는데도 연 관리비만 1억원 이상이 소요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 옥천1지구 9만 7000㎡ 공간에 산책로·광장·주차장 등이 들어섰고, 크고 작은 나무 수 천 그루도 새로 심었다. 이곳과 더불어 인접한 금강 수변 2곳에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011년 4대강사업 일환으로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와 영동군 심천면 초강리, 양산면 금강에 136억원을 들여 공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공원이 금강 홍수선 아래 둔치에 조성돼 침수 문제가 제기되면서 장마 등으로 강물이 불어나면 물이 잠길 게 뻔한 곳에 예산을 낭비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를 입증하듯이 공원은 2011년 조성첫 해부터 급류에 휩쓸렷고, 이듬해는 3차례나 물에 잠겼다.

수 만 그루 조경수가 흔적도 없이 뽑혀나갔다. 공원 조성 취지처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며 ‘힐링’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 풍경이였다. 인근 주민은 “지난 달 2m 가량의 잡초가 우거졌던 잡초를 베어내서 이정도지, 그 전에는 걷기조차 힘들었다”며 “낚시꾼이나 다슬기 잡는 사람이 가끔 오갈뿐 일부러 산책나온 주민은 없다”고 말했다.

물 난리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자군은 뽑혀 나간 조경수는 다시 심지 않기로 결정했을 정도다. 공원은 외진 곳에 자리잡아 이용객도 거의 없다. 그런데도 해마다 잡초 제거와 시설물을 정비하는 데 수억원의 관리비가 들어간다. 지난 달에는 5,800만원으로 공원구역의 잡초제거 작업을 했다.

올해도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지원받는 유지관리비 7,600만원 중 76.3%(5,800만원)가 제초비로 집행됐다. 인접한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초강지구 등 수변공원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용객은 없지만, 해마다 풀 깍기와 시설물 보수공사를 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영동군은 올해 수변공원 2곳을 비롯해 약 14km에 이르는 국가하천(금강) 유지관리비로 6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절반이 넘는 3억6,000만원을 들여 풀을 깍고 물 흐름을 방해하는 나무를 베어내는 정비 사업을 시작했다. 관리비는 해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지자체에 지원한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정부의 유지관리 예산이 해마다 줄어 친수 공간을 관리하는 데도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며 “방치되는 공원 시설을 활용하기 위한 자치단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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