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군에서의 비협조, 갈수록 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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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군에서의 비협조, 갈수록 살기 힘들어”
  • 김병학기자
  • 승인 2022.01.2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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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성면 삼남리 김정기 이장
청성면 삼남리 김정기 이장은 “농민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군 행정은 가뜩이나 살기 힘든 농촌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청성면 삼남리 김정기 이장은 “농민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군 행정은 가뜩이나 살기 힘든 농촌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45가구 70여 명이 살아가는 옥천군 청성면 삼남리(이장 김정기, 57).

삼남리는 청성면에서도 인심좋기로 소문난 동네다. 내가 조금 손해 봐도 그냥 웃어 넘기고 내가 조금 불편해도 참아 넘기고 만다. 조상대대로 그렇게 살아왔고 또 그렇게 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러한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 바로 외지인들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그러한 간극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귀농귀촌인’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과의 껄끄러운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것. 지금은 귀농귀촌인 가구가 자그마치 20가구에 이른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삼남리가 사람 살기 좋다는 평가일 터.

원주민과 외지인 불협화음
“그래도 설득하고 껴안아야”

“탯줄이 삼남리인 원주민들은 모든 것을 양보하고 손해보는 삶을 살려고 하는데 반해 귀농귀촌인들에게서 그러한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라는 김정기 이장은 “그래도 어쩝니까, 저희 마을이 좋아서 정착한 그들을 저마저 외면한다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폭풍 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겠지요”라고 했다. 그래서 원주민은 원주민대로 외지인은 외지인대로 나름의 특성을 파악해 그때그때 적절한 절충안을 내 마을의 평화가 지속되도록 하고 있다. 그게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의 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로 이장 3년 차에 접어든 김 이장은 이장을 맡기 전 무려 24년이라는 세월 동안 동네 새마을지도자로 헌신했다. 그래서 마을 어느 누구보다도 애착심이 강하고 동네 구석구석 모르는 사람이 없으며 발을 디디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마을 사정을 꿰뚫고 있다. 그래서 3년 전 이장을 선출할 때도 투표가 아닌 추대를 받았다. 주민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바탕이 됐다.

경지정리 안돼 농사에 큰 불편
군에서는 ‘땜방식’으로 일관

“삼남리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경지정리가 안돼 농사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장마 때면 논과 밭이 침수가 돼 농사에 막대한 불편을 초래하는데도 군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나마 주민들이 군 관계자를 상대로 거센 항의를 하면 마지못해 침수지역만 눈가림 형식으로 복구를 해주는 그런 상태입니다. 말마따나 ‘땜방식’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삼남리, 아니 농민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결과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아니라 할 것입니다”

옥천군 어느 마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곳 삼남리도 고령화에 속수무책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겨울철이면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추위를 피해 대부분 자식들이 사는 도시로 나갔다 날이 풀리는 봄철에 다시 돌아오곤 한다. 그만큼 추운 동네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특별한 농산물도 재배할 수가 없다. 마을 위치가 해발 700미터 고지대라 포도나 복숭아와 같은 과일농사는 불가능하다. 기껏해야 고추나 참깨, 고구마와 같은 소규모 작물재배가 전부다. 따라서 마을 형편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 

“다른 마을과 달리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삼남리의 이러저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정작 군에서의 외면으로 인해 힘이 듭니다.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이 너무도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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