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모내기를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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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모내기를 끝내고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7.07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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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끝낸 논과 주변 자연풍경
모내기를 끝낸 논과 주변 자연풍경

농사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생존 역사와 함께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하늘에 기대고 자연에 의지하며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게 농사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게 의식주고 농사는 식에 해당한다. 인간문화의 발전에는 의식주 문화가 있었고 그 문화를 이해하면 인간 생활의 역사를 알고 의식주 앞에서는 누구나 똑같이 평범한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는 보통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라는 말을 한다. 자연 앞에서는 권력도 돈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저 인간의 헛된 욕망일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게 농사다.

인간의 헛된 권력과 돈도 어찌 보면 먹거리에서 출발했다 볼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내가 속한 부족이나 가족이 생존하기 위해 다른 부족을 침략해 약탈했고 그 욕망이 크게 확장돼 영토 전쟁이라는 큰 전쟁까지 불렀다.

과거 러시아 제국은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전진기지가 없었다. 그래서 남하 정책을 폈고 유럽과 대립하면서 결국 조선을 택했다. 그 야욕은 러일전쟁의 패전으로 좌절됐지만 대양으로 나가기 위함은 결국 생존이었다. 

최근 극심한 가뭄에 비를 기다리고 애태웠던 일 역시 생존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현상이다. 고도의 문명을 자랑하는 오늘날에도 기우제를 지내며 자연에 의지하고 하늘을 숭상하는 인간이 미약한 자연의 하나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모내기를 모두 끝마쳤다. 그 결실은 가을에 보게 된다. 수확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하늘이 돕지 않으면 알곡이 적다는 사실을 안다. 농사를 마치고 자연 앞에 경건하고 감사한 마음이 더없이 크게 느껴진다. 세상사 마찬가지로 자연 앞에 사람 앞에 양심이라는 단어를 잊지 않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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