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 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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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짬뽕
  • 박우용 기자
  • 승인 2023.08.0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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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반점 심정진 사장이 포즈에 쑥스러워 하고 있다.
현대반점 심정진 사장이 포즈에 쑥스러워 하고 있다.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이나 일반인 들이나 누구에게나 하루 중 최고로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예전엔 도시락을 싸 들고 직장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학교급식이 없었던 시기에는 

학교를 등교하는 학생들 손이나 가방에는 보자기에 감싼 도시락이 들어 있었다.

간혹 버스나 기차에서 도시락이 열려버려서 온통 반찬 내음으로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했던 웃음거리도 있었다.

사회 발전과 더불어 이제는 공동급식이나 직장 내 식당을 이용하여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인 점심시간을 보낸다. 살기 좋아진 세상, 그만큼 우리 뒤에서 많은 사람이 최고의 점심시간을 위해 노력도 하고 있다.

장마가 잠시 주춤한 점심시간 중국집 앞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옥천에서 누구나 짬뽕하면 가리키는 곳, 가화리 현대반점 심정진(남 42세) 사장을 만났다.
“옥천에서 태어나 옥천에서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가화현대아파트상가에서 1996년부터 13년 넘게 부모님이 기존에 중국집을 인수하여 시작했다. 가화리 아랫동네 이곳으로 식당을 이사하여 운영한 지도 15년째 되었다.

처음 부모님이 중국집을 운영할 그 당시 쌍둥이인 우리 형제는 부모님 일을 도우며 중국집이 놀이터이기도 하였다.

학생 때 친구들이 주말이면 함께 뭉쳐서 놀러 다니고 그랬는데 나는 중국집에서 거의 주말을 보내다시피 했던 것 같다. 배달통을 들고 다닌다고 창피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부모님 일을 돕는 거였으니까.

고등학교를 졸업 후 먼저 기업에 취직한 형을 보며 직장인이 되고 싶어 회사에도 취직 했었지만, 당시 몸이 아프신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식당에서 혼자서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아 옥천에 내려와 어머니와 함께 가계를 돌보았다. 벌써 20년 된 것 같다.

그땐 배달하시는 분들이 있었지만 나도 직접 배달도 하고 음식 반죽도 하며 어머니께서 주방에서 일하실 땐 눈여겨보고 따라 해 보고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사업자등록도 내 앞으로 하고 내사업체가 되었지만, 아직도 어머님께서 주방을 독차지하시고 주도권을 쥐고 계시다. 내가 사장인데도 말이다.”

배달없고 홍보전단없는 중국집

“자랑이라고 까지는 아이지만 먼 곳에서 짬뽕 맛있다고 점심시간 때면 많은 분이 오셔서 홀을 꽉 채운다. 아침 8시면 어머니와 나와서 반죽도 하고 장사 준비를 정신없이 해야 한다. 저녁 7시 가지 운영을 하지만 주 대상이 점심손님 이다.

전단지를 만들거나 매뉴얼을 만들어 주위에 식당을 홍보하지도 않는다. 한분 한분이 찾아와 드시고 맛있었다. 잘 먹었다는 말 한마디가 있으면 그걸로 홍보라고 생각해서다.

배달은 3년 전부터 안 하고 있다. 배달하면 중국 음식은 주로 면이다 보니 불기 쉽고 제맛이 안 난다. 배달 할 때는 다른 식당들같이 오로지 배달 많이 해야 식당이 잘되는 거로 생각했었다. 착각이었다. 집밥처럼 바로 만들어 바로 그 자리에서 손님들에게 내놓고 해야 최고로 맛있고 저희도 우리만의 제대로 된 맛을 구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배달을 안 하는 것이다.
간혹 회사나 노인정, 공장에서 단체로 주문을 해주시는데 못 간다고 하면 서운해하시는 말도 하지만 감수하며 받아들인다. 

맛이 떨어지는 배달보다는 지금의 홀 내 장사를 원칙으로 고집한다. 한 그릇을 먹어도 맛있다는 손님의 한마디가 더 뿌듯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별히 우리 짬뽕이 맛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주방의 대장이신 어머니의 손맛이 한 그릇 한 그릇에 담겨 손님들에게 인정받았을 뿐이 이라고 생각한다. 

저녁때면 큰 프라이팬을 돌리시며 온종일 음식을 만드시는 어머니가 아파하시는 손목을 보면 가슴이 찡하다.

코로나 19 후유증이 아직도 지역경제에는 영향이 크지만 다른 업계장사보다 고정 손님들이 있는 식당들은 꾸준한 것 같다. 잘되는 곳도 있고 안되는 곳도 있지만, 욕심 없이 평범하고 꾸준히 손맛 좋은 든든한 어머니와 함께 중국집을 운영하는 것이 내 목표다.”

청소년 선도

“우리 식당 상가건물 옆에는 폐원이 된 유치원이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가려진 주차장이라서 간혹 중, 고등학생들이 저녁때면 모여 몸에 안 좋은? 연기 풍경을 연출한다. 무작정 뭐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혼내지는 않는다. 어린 시절 내 친구들도 그런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맘때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다. 어른들의 혼냄이 먹히지 않는 세대 말이다. 

그런 아이들이 와서 모여 있으면 차분히 다가선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느 면에서는 공감을 해주면 오히려 놀다가는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가곤 한다. 만나면 먼저 인사도 하고 간다, 식당을 하다 보니 봉사활동이나 단체 활동은 어렵다. 그러나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려운 광경을 보면 서슴없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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