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재발과 운동에 대해 잘못 전해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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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재발과 운동에 대해 잘못 전해진 이야기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 교수
  • 승인 2023.11.1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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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강도로 운동하면 암의 전이나 재발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간혹 암수술 등의 치료 후에 매우 열심히 운동을 했고, 높은 강도로 운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암이 전이되었다는 사례가 있다.

언뜻 이러한 사례를 들어서 마치 높은 강도의 운동이 암진행의 위험을 높이는 인과관계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전혀 비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말이다. 사실 어느 수준 이상의 운동이 암의 재발위험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역학적 연구들에 의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로 운동할 때 암의 재발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이지, 암의 재발위험이 운동에 의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암의 발생과 진행, 그리고 재발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복잡하여 다양한 생활요인이나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들이 관여하고 있다.

생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고강도운동이 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를 보면 몇 가지 단골 주제가 등장한다. 그것은 활성산소 이야기이다. 고강도운동에 의해 일시적으로 활성산소의 발생량이 이에 대해 방어하는 인체의 항산화용량을 초과하는 동시에 면역력이 감소하면서 암의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실 일회성의 운동에 의한 활성산소의 일시적인 생성증가가 암의 진행을 촉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암환자의 재활운동은 점진적 단계로 진행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어느 수준의 운동강도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이라면 일회적으로 하는 운동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대응하는 항산화능력도 이미 갖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말 그대로 극한의 탈진적 운동이 아니라면 생리적 범위 내에서 일회적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암의 진행은 보다 누적되는 손상과 변이의 결과로 일어나는 것이지, 몸의 적응과 함께 일어나는 일시적인 활성산소의 증가가 영향을 미칠리 만무한 것이다. 오히려 많은 연구들은 고강도의 운동에 의한 몸의 적응은 몸의 항산화용량을 높여서 암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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