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 만난 어른들의 놀이터 공방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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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 만난 어른들의 놀이터 공방 채움
  • 이진솔 기자
  • 승인 2024.01.1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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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자 씨(왼쪽)와 남편 김기량 씨(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미자 씨(왼쪽)와 남편 김기량 씨(오른쪽)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방 채움 전경
공방 채움 전경

이원면 평계리의 굽은 길, 먼발치에서부터 클라리넷 연주 음이 발길을 이끈다. 노래와 차가 있는 ‘공방 채움’의 대표 권미자 씨(60)를 만났다.
딱 가운데로 하자!

권미자 씨의 고향은 영동이다. 시댁인 대전과 친정인 영동 사이라는 지역적 장점을 따라 옥천에 오게 됐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요가강사인 권 대표는 고단한 몸에 휴식을 주기 위해 공방(예술가, 직인 등이 제작하기 위한 작업장) 채움의 문을 열었다. 모루인형 등 인형공예부터 비즈공예, 매듭공예, 뜨개질, 자개모빌 등 가게 내에서 눈이 마주치는 모든 공예품은 권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원하는 손님에 한해 원데이 클래스(하루 동안 한시적으로 개설되는 수업)를 진행하며 모든 재료는 동대문에서 직접 발품을 팔아 구매한다. “운동을 오랫동안 직업으로 가졌고 손목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어요. 작년 초 옥천에 집을 짓기 시작해서 한 해가 지나기 전 정식 오픈을 했죠. 어떻게 아셨는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분이 찾아주세요. 공예품은 가게 옆 작업공간에서 직접 만들곤 합니다.”   

아빠커피를 팔아요
 
권 대표의 공방에서 단연 눈에 들어오는건 클라리넷이다. 남편인 김기량 씨(60)는 공방을 찾은 손님을 위해 기꺼이 악기를 연주한다. 음악과 차를 즐길 수 있는 공방, 부부가 만들어낸 어른들의 놀이터다. “직접 정성을 담아 끓인 대추차와 생강차, 그리고 수정과 등 한방건강차를 추천해 드려요. 메뉴판의 아빠 커피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을 위한 메뉴입니다. 부담 없는 달달한 맛을 내기 때문에 많은 분이 찾아주세요. 여유가 된다면 오시는 분들을 위해 건강하게 만든 쿠키를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먼 길을 오길 잘했구나

“시골이라는 지역에도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저희 공방이 맛있는 차를 드시고 쉼을 기록하는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찾아오시는 길이 멀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그럼에도 오길 잘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 씨는 남편이 손님을 위한 연주를 하는 동안 애정 어린 눈길로 음악을 감상하며 덧붙였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남편과 저 모두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즐기고 싶어요. 서로의 취미를 존중하고 응원하며 살기 때문에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말을 실감해요.”

봄꽃을 기다립니다

가게 이름인 ‘채움’은 공방의 공예품이 누군가의 빈 공간을 따스하게 채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가게 주변엔 지나가는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꽃을 심었다며 기대했다. “봄을 위해 많은 꽃을 심어뒀어요. 가게 주변은 주차장과 정원으로 꾸밀 예정입니다. 날이 풀리면 마당에서 열릴 작은 음악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주소|충북 옥천군 이원면 평계리 813, 문의|0507-1488-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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