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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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13)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4.02.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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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수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조소한 아폴론은 벌로서 황금의 화살을 맞고 다프네를 열애하게 되었다. 거절하는 그녀를 ‘페네이오스’ 호숫가로 쫓아갔지만, 그녀는 월계수로 변신해 순결을 지켰다고 한다. 이후 이 나무는 아폴론의 성목이 되고 그가 궁술의 신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화살 통과 시인의 이마를 장식하는 명예의 표시가 되었다. 또한 헤르메스의 아들로 목가의 창시자라고 전해지는 다프니스와 같이 월계수의 숲에서 태어난 것에 딴 이름에도 전용되었다. 이 다프니스에도 에로스에게 도전해 요정을 열애하는 벌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꽃말은 ‘행운과 자부’ 월계관은 ‘지혜에 대한 보상’을 나타내며, 예술가에게는 최대의 영예가 된다.


 

엘레지

‘엘레지의 여왕’하면, 가수 이미자가 생각난다. 그녀를 모티브로 한 영화가 제작된 바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청과업을 하다가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가난이 찾아 왔다.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할머니와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문전걸식하게 되는데 그녀의 나이 12살 때 6.25사변이 일어나자, 춘천 미군부대 쇼단에 들어가 가난한 생활을 이어갔지만 노래 부르고 싶다는 소망이 커, 낮에는 회사 급사로 일하고 밤에는 학원에서 노래를 배우던 중, 방송국노래자랑에서 입상하였다. 마침 기타를 켜던 악사가 이미자 노래를 칭찬해 주며 카바레에서 일할 것을 권했고 그곳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를 취입하였다. 이 디스크는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고 강릉으로 공연 갔을 때, 초라한 차림의 시골아주머니가 찾아왔다. 20년 전 헤어진 어머니이었지만 하룻밤을 새우고 헤어져야만 했다. 가난을 딛고 일어선 그녀는 악사 장씨와 결혼하여 딸까지 낳고 행복을 누렸으나, 그것도 잠시 남편과 귀여운 딸은 그녀의 곁을 떠나고 그녀는 슬프지만 오늘도 내일도 노래를 부른다.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오늘 날 ‘엘레지의 여왕’으로 추앙받고 있다. 당연한 보상이다. 보라색 예쁜 꽃을 피우는 야생화 엘레지에 비유 할 만하지 않은가. 관상용으로 키우는 엘레지는 높이가 30cm 정도 크고 ‘바람난 여인’이 꽃말인데 이는 아름답고 요염하다는 의미인 듯하다.


 

만손초

만손초는 많은 자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잎 끝에 작은 클론 또는 자구가 달려 있다. 클론이란 원래의 비늘줄기에서 발생한 새끼 구(球), 즉 단일 세포로부터 무성 증식으로 생긴 동일한 세포군을 말한다. 전체적으로 초록색을 가진 만손초는 잎 끝 클론으로 번식하는 모습이 독특해서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만손초는 긴 타원모양의 짙은 녹색이나 가장자리는 거친 톱니가 있다. 둥근 잎을 가진 묘목에서는 자연적으로 싹이 나오며, 땅속에 자리 잡으면 새로운 식물로 자란다. 만손초를 집에서 키우면 복이 한가득 들어온다고 한다. 꽃말은 ‘자손의 번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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