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동학공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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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동학공예사’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4.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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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에 가까운 생활용품들 놀라운 장인의 솜씨 ‘감탄’
옥천 産 옻 활용 방습·살균…청정효과 뛰어난 ‘특허품’

△예술작품인가 생활용품인가
‘웰빙 생활용품’이 대도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오동나무를 재료로 숯가루와 옻칠을 한 쌀독을 제작·생산하는 부부의 작업 공간은 온통 잘린 나무로 가득했다.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낸 생활용품도 전시장 사방으로 들어차 있다. 목기, 봉안함, 갖가지 수공예품까지 전시실 이곳저곳에 전시된 제품들은 생활용품이라기보다 예술품의 경지에 가깝다. 2006년 특허(제10-0639940호)를 낸 옻칠 유골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뒤 2007년 7월부터 오동나무를 깎아 숯가루와 옻칠을 입힌 ‘만년청결 쌀독‘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박씨 부부가 만든 쌀독은 질 좋은 오동나무에 20번 이상 숯가루와 옻칠을 해 방습효과가 뛰어나 쌀벌레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쌀의 신선도를 반영구적으로 유지한다.
이 외에도 박길호·김분선 씨 부부는 옻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옻칠 공예 작품.

△20일 공들여 탄생한 작품들
천연 옻·숯 항아리 하나를 만드는데 15~20일이 걸린다고 한다. 깍고 말리고 속을 파낸 후 옻칠 하는 공정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시간을 거치고 나면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은 숯가루 칠로 산화방지와 원적외선 방출 효과가 뛰어나 쌀의 변색도 막고, 햅쌀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반 항아리와 달리 파손 위험이 적고, 곡물을 최상의 상태로 저장해 놓을 수 있는데다 장인정신이 깃든 공예품은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쌀독은 쌀 20㎏, 40㎏들이로 옻칠의 횟수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김분선 씨.

△35년 째 같은 길을 걷는 부부이야기
김분선 씨는 “결혼하고 남편 따라 시작하게 된 옻칠이 이제 35년 째”라며 “전부 수작업으로 하는 수공예이기 때문에 일 자체가 힘든 과정”이라고 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 작업을 다한 후에 완성품을 대하면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렇게 정성을 다한 제품을 보고 소비자들이 좋다는 반응을 보여주면 보람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35년 나무 작업을 같이 하면서 살아왔다. 개발 아이디어를 내서 상품을 제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김 씨는 “나무를 깎고 만드는 공정은 남편이 알아서 해주고, 사포질 후에 옻칠을 공동작업으로 마무리 한다”고 했다.
이어 “부부가 같이 일하다보니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충돌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35년을 한결같이 곁에 있어줘서 즐겁고 고마운 날들 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씨 부부가 만든 쌀독은 질 좋은 오동나무에 20번 이상 숯가루와 옻칠을 해 방습효과가 뛰어나 쌀벌레가 발생하지 않는데다 쌀의 신선도를 반영구적으로 유지,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한 개의 쌀독을 만들기 위해 20일 가량 반복되는 옻칠과 말림을 계속하는 등 한 달에 20개 정도 완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100㎏의 옻(도료)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전에는 전량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는 옻을 사용해 안타까웠는데 현재는 옥천에서 재배되고 있는 질 좋은 옻이 대량 생산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품질 좋은 각종 옻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옻을 활용해 방습과 살균, 청정효과가 뛰어난 특허품 유골함과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한 골프채, 제기, 전통공예품, 관광공예품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박길호 씨.

△옻생산지 옥천서 옻칠 공예품
옥천군은 2005년 재정경제부로부터 ‘옻 산업특구’로 지정된 뒤 최대의 옻단지가 조성됐다. 금강 상류에 위치해 옻나무가 재배되는데 최적의 기후와 토양 조건을 갖춘 옥천지역에 현재 145 농가가 148ha의 밭에서 41만5000그루의 참옻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2016년에는 54억 원을 들여 185ha 규모의 옥천옻문화단지를 동이면 조령리 일대에 조성하기도 했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열리는 ‘제11회 옥천참옻축제’ 기간에 옻칠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예정이며, 옻으로 만든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잊혀져가는 옻칠 전통문화예술 보급을 위해 옻칠공예품 전시부스가 준비되고 옻쌀통, 옻수저, 옻도마, 옻비누 등의 생활도구 등을 선보일 예정으로 부부의 손길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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