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을 모르는데 그가 그곳에 간다고 한다
춘천 아래쪽 어디라는데
그곳에 1년에 한번 있는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가평을 모른다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빗고
출근길 입고 갈 셔츠를 다림질 하다가
가평에 갈 거란 그의 전화를 받고
나는 ‘가평, 가평’하고 낮게 읊조린다
어떤 낯선 이름을 입술 끝에 궁굴린다는 것은
그 이름을 배경으로 서있는 모든 것이
이미 그리움이 되었다는 것
나는 가평을 모르고
그는 그곳에 간다고 한다
호수를 둘러싼 싯푸른 잣나무 숲 사이로
가평이 둥둥 떠나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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