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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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뜰 안의 야생화(15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12.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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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

이끼는 지구 최초 식물로 물속 조류가 땅으로 올라와 적응한 식물군으로 선태식물이라 한다. 과거 유럽 사람은 침대의 속 재료와 건축재료를 보았고 인디언과 에스키모는 아기기저귀를 만들었다. 리트머스 종이를 만드는 리트머스이끼는 과학자를 감동시켰다. 이끼가 음습한 식물로 보이는 것은 ‘Moss’의 어원이 앵글로색슨어 계통의 늪지라는 말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절벽 등 상상을 불허하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이끼는 견디어 낸다. ‘이끼 옷’이란 수행에 힘쓰는 승려의 옷을 가리킨다. 스님은 산속 깊이 햇빛도 닿지 않는 수행장에서 폭포수를 맞으며, 단식을 하면서 옷에 이끼가 끼도록 오랫동안 수행을 하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옛날 어느 자비심이 깊은 국왕이 죽어 십자가가 세워졌다. 얼마 뒤 십자가는 이끼로 덮였지만, 각지에서 찾아오는 참배객이 조금도 끊이지 않았다. 어느 날 신심 깊은 사내가 십자가 앞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졌다. 동행하던 사람이 어쩔 줄을 모르다가 국왕이라면 낫게 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십자가의 이끼를 조금 떼어 내 사내의 팔에 발랐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다쳤던 것이 치유가 되었다는 아름다운 설화가 있다. 이끼는 부드러운 이미지, 어머니의 온기를 생각나게 한다. 승려도 사람들을 따스하게 감싸듯이 도량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모성애’가 꽃말이다.

서양톱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 때 아킬레우스가 부상한 병사들의 상처를 지혈 작용이 탁월한 이 풀로 고쳤고 만병통치약으로 여겼으며 전쟁의 상징으로 삼기까지 했다는 전설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목공이 톱, 칼, 낫 같은 연장에 다친 상처에 잘 듣는다 하여 목수의 약초라 부르고, 중국 의학에서는 오래 먹으면 신선(神仙)이 될 수 있는 약초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잎이 톱니처럼 생겨 톱 풀이고 가위처럼 갈라졌다 해서 가새풀이라고 불렀다. 서양 톱 풀은 유럽과 북아메리카 원산의 키 60~90cm 정도의 여러해살이 야생화로 줄기에 어긋나는 잎은 밑 부분이 원줄기를 감싸고 2회 깃꼴로 깊게 갈라져 깃털같이 보이며 5~9월경에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꽃가지가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달리지만 아래의 꽃가지 길이가 길어서 평평하고 가지런하게 핀다)로 모여 피는 자잘한 두상화의 가장자리 혀 꽃 5개는 끝이 얕게 3개로 갈라지고 꽃 색깔은 흰색, 분홍색, 붉은색 등으로 다양하여 아름답다. ‘아킬레아’라 불리는 이 꽃은 ‘지도력, 치유’가 꽃말이다.
 

알부카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잎은 길이가 1m이고 끝이 처진다. 꽃은 4~7월에 피고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20~30개가 달리고 꽃의 크기는 작다. 추위에 약하며 온실에서 재배한다. 따뜻한 곳에서는 화단에 심으며 번식은 알뿌리나누기로 한다. ‘향기로운 사랑’이 꽃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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