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과학] 운동중독과 운동 시 주의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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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과학] 운동중독과 운동 시 주의할 점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3.02.2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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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할 때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때로는 절제하지 못해서 탈이 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운동중독’이라고 하는 현상이 있다. 운동을 할 때 뇌하수체 전엽에서는 마약보다 수십 배나 진통효과가 높은 내인성 오피오이드 호르몬이 분비된다. 대표적으로 베타-엔돌핀이나 엔케팔린, 그리고 엔도카나비노이드와 같은 호르몬이다. 

이들 호르몬은 신체의 염증이나 손상 부위에서 올라오는 통증신호를 중간에서 차단하여 통증을 잠시 잊게 해준다. 운동에 따른 이러한 통증차단 효과를 ‘운동성 무통증효과’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뇌의 고위영역에도 영향을 미쳐서 기분이 고양된 상태를 맛보게 해준다. 이렇게 운동 중 기분이 업(up)되는 상태를 ‘러너스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러너스하이를 맛 본 사람이 거듭해서 그 상태를 추구하다가 운동중독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운동중독이 되면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게 되면 몸이 쇠약해질 것 같은 강박증이 나타난다. 그래서 다리에 염좌가 있어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도 진통제를 먹거나 압박붕대를 감고 뛰기도 한다. 또 감기가 걸린 상태이고 바깥엔 비가 몰아치는 가운데에 우비를 쓰고 나가서 운동하는 무리수를 감행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운동으로 인한 혜택은 최대로 얻도록 하되, 운동에 따른 잠재적인 위험을 최소로 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데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의하여야 한다.

첫째, 스스로 몸의 상태를 잘 살펴 가면서 운동해야 한다. 자신의 몸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무조건 운동하다 보면 그 끝은 부상이나 사고로 귀결되기 쉽다. 그러므로 몸에서 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그 신호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운동도 무조건 많이 하면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의 개념으로만 해서는 안된다. 운동 중 심혈관계의 이상징후나 관절 부위의 통증 등을 무시하고 욕심을 부리다 몸이 회복불능의 상태로 망가질 수도 있다.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달리다가 고관절연골괴사와 같은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운동을 통한 자극과 휴식을 통한 회복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몸의 기능적 상태나 건강수준의 개선효과를 효과적으로 거둘 수 있다. 

둘째, 균형 잡힌 영양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갑작스런 운동량의 증가로 일시적으로 체내 단백질이나 철분, 그 밖에 미량원소의 수요량이 증가한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한다고 불균형하게 영양을 섭취하면 운동성빈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운동할 때는 체내 활성산소의 발생량도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므로 운동하면서 항산화작용을 갖는 영양소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빨주노초파남보와 같이 다양한 색깔을 갖는 채소나 과일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운동에 적응하면서 활성산소의 공격에 대해 인체가 방어할 수 있는 항산화능력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셋째, 준비운동하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달리기나 구기운동, 또는 저항운동을 하기 전 준비운동을 대충하는 경향이 많다. 준비운동을 웜업(warm up)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근육의 온도가 39℃가 될 때 근육의 탄성은 최대로 된다. 이는 근육이나 인대, 힘줄, 연골 등 관절주변의 연부조직도 충격을 흡수할 충분한 상태와 가동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되도록 좋은 환경을 택하여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해야 한다. 분진이 많은 밀폐된 장소나 미세먼지가 많은 도심의 거리, 지나치게 강한 자외선을 쬐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활성산소가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지나치게 경쟁에 의미를 두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물론 적당한 경쟁적 분위기는 스포츠 또는 운동을 흥미있게 하고 지속하게 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지나친 경쟁은 행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운동 자체를 스트레스로 만든다. 운동은 역시 상대와 함께 웃으며 즐기며 행할 때 가장 큰 유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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