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자락 자연과 차(茶)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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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령산 자락 자연과 차(茶)와의 만남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7.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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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서면 ‘서당골펜션’ 부용옥 대표
옥천 아이들에게 다도 인성교육 계획
서당골펜션 부용옥 대표.

군서면 동평 2길 농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 장령산 자락에 폭 쌓여 집 주변이 온통 푸르렀다. 3천 여 평 대지에 카라반과 황토방이 군데군데 놓여있는 서당골 펜션(대표 부영옥·65)은 전날 비가 내린 탓인지 계곡 물소리가 힘찼다.

2006년 옥천으로 온 부 대표는 대전에서 ‘호중명가’를 운영해 온 차인이다. 그녀는 20여 년 동안 차를 가까이 두고 차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부 대표가 차를 처음 접한 건 친정어머니 49제 때 옥천 가산사에 갔을 때였다. 지승스님이 내려 준 차 한 잔이 오랫동안 차를 공부하도록 한 것. 서당골 펜션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모시로 지은 차복을 입고 차실에 있었다. 먼 길 와 주었다며 찻물에 하동 녹차를 우려 주었다.

이어 ‘광동수선’이란 차를 찻잔에 따라주었다. 향이 독특하고 맛은 부드러웠다. 차를 마시는 동안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소리, 계곡물소리, 찻물 따르는 소리만 가득했다. 고요한데 꽉 찬 소리였다. 꽉 찼으나 또한 텅 빈 편안함이었다. 그녀는 차인연합회 최고급 과정을 2년에 걸쳐 수료하고, 다예사 자격증과 예절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부영옥 대표는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려면 차를 마시라”며 “6개월 이상 꾸준히 마시다 보면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차는 약용이 아니라 음료“라고 했다. 음료지만 꾸준히 마시다보면 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난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그녀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당골 펜션에는 차실이 따로 있다. 누구든지 오면 차를 배우고 마실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차 공양을 올린 적이 있다.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도 장애인 단체 천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차 도반들과 함께 차 보시를 하기도 했다. 또 옥천군체육센터에서 진행된 농민행사에서도 이와 같은 차 공양은 이어졌다.

그녀는 “살면서 차를 한잔 한다는 것은 인성과 품성을 배우는 것“이라며 “우리 지역에 있는 아이들에게 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신의 재능기부로 아이들에게 바른 인성을 세워줄 수 있다면 큰 의미가 될 거라고 말했다.

부 대표는 남편 정혁래(72)씨와 산자락 한쪽에 차를 직접 재배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채취한 차를 덖어 마시면 그 어떤 차 맛보다 맑은 기운이 돈다고 했다. 장령산 자락이 한눈에 내다뵈는 아름다움은 비오고 난 뒤 산으로 물안개가 올라갈 때 최고라고 했다.

또한 달빛 아래 물안개가 산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천상의 비경이라고 덧붙였다. 별빛 쏟아지는 저녁의 황홀함도 담담히 전했다. 하지만 부영옥 대표는 이러한 모든 자연환경보다 옥천에 와서 가장 좋은 것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며 지내는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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