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치료차 무작정 찾은 기름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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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치료차 무작정 찾은 기름진 땅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5.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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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한마리칼국수’식당 임이순·이희숙 부부
당뇨에 좋은 씀바귀 초절임, 판매처 없어 고민
귀촌인 임이순·이희숙 부부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식당 안에서 활짝 웃고 있다.

임이순(62)·이희숙(59) 부부는 3년 전 인천에서 운영하는 가게를 정리하고 옥천으로 왔다. 

“아내에게 당뇨가 있었다. 당뇨에 씀바귀가 좋다는 말을 듣고 병을 호전시킬 방법을 찾다가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을 생각으로 찾아왔다. 처음엔 가풍리에서 땅 500여 평 빌려 씀바귀 농사를 지었다”고 남편 임 씨는 옥천에 내려오게 된 동기에 대해 말해줬다.

씀바귀 농사를 짓기 위해 옥천에 내려온 부부는 농사를 지어 대전 농수산물시장에 냈지만 도매가격이 너무 낮았다. 부부는 힘들게 농사지어 헐값에 내다 파는 것이 속상해 식품으로 만들 만한 게 없을까 고민했다. 수십 번의 시도 끝에 씀바귀 절임을 개발해냈다. 하우스가 아니라 노지에서 키운 씀바귀는 명이나물보다 효능이 뛰어나고 개운한 맛이 났다.

절임으로 만든 식품은 고기와 함께 먹으면 깔끔해서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도 했다. 씀바귀는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항암작용과 노화예방에 좋다며 식품개발에 성공한 부부는 판매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마땅하게 판매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자본이 없는 부부에게 생산, 가공, 판매까지의 절차가 산 넘어 산이었다.

직접 농사지은 씀바귀 초절임을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며 건강과 맛을 가지고 있는 식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있기를 소망했다.

부부는 ‘낙지 한 마리 칼국수(삼금로 5길 22)’ 가게를 오픈했다.  처음에는 메뉴에 우슬삼계탕과 함께 씀바귀 절임을 내놓기도 했다. 한번 먹어본 손님들은 다시 찾았다. 고기의 느끼한 맛이 없고 담백하게 먹을 수 있다며 좋아했다고. 하지만 장소가 협소하고 음식을 하기까지 조리 시간이 길어 우슬삼계탕을 계속해서 내놓을 수가 없었다.

대신 낙지칼국수와 육전냉면을 메뉴로 내놓았다. 음식 솜씨가 있는 부인 이 씨의 손맛을 본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은 손님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단다. 음식을 만들 때 오시는 손님들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이들 부부.

임 씨는 “무슨 음식이든 가슴으로 만들고 가슴으로 손님을 맞이한다”며 “오시는 분들이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고 활력 있게 생활할 수 있다면 더없이 고마운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부부는 가게 일을 하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여전히 씀바귀 농사를 짓고 있다. 옥천에 내려와 3년간 개발한 씀바귀 초절임의 판매처가 생긴다면 얼마든지 공급하고 싶다는 부부는 “정말 몸에 좋은 음식인데 이렇게 묻혀 버리는 것이 아쉽다”고 못내 안타까워했다.

경치 좋은 장소에 식당을 내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임이순·이희숙 부부의 꿈이 이뤄질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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