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이 다른 옥천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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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이 다른 옥천의 풍경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6.27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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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청년기 그리는 탁영호 만화작가
탁영호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군북면 증약1길에 탁영호 만화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그곳에서 바라보면 넓게 산 능선이 굽이굽이 내려다보인다.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면 막혔던 가슴이 금방 시원해질 것만 같다.

탁 작가가 33년간 서울에서의 생활을 접고 이곳 옥천에 작업실을 옮긴 것은 2년 6개월 전이다.
그의 매형이 택지개발을 하는 곳에 놀려 왔다가 마음에 들어 분양받아 바로 거주지를 옮겼다.

그는 정지용 시인이 휘문고 졸업 후 일본 도시샤대학 유학생활을 하던 20~27세까지 청년기를 만화로 제작하고 있다. 250페이지 분량을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100페이지까지 작업이 진행됐다. 도입부는 대부분 옥천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정지용의 시 15편이 인용된다. 유학길에 함께 오르는 2명의 가상 인물과 더불어 식민지 조선 청년들의 고뇌와 갈등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탁 작가는 “옥천은 대전역이나 대전 IC에서 가깝고 서울과 1시간 거리인데 산 하나 넘어가면 대청호 줄기가 굽이굽이”라며 “이곳은 오늘 다르고 어제가 다르다. 볼 것이 많고 스토리가 넘친다”고 말했다.

이어 “산, 들, 강, 호수, 작은 샛강과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내륙이면서 대청호가 있어 생선국수, 매운탕, 묵, 올갱이국 등 맛있는 먹거리가 풍부하다”고 감탄했다. 

그는 앞으로 옥천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을 그리고 싶어 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정서적 즐거움을 주는 책으로 아름다운 옥천을 모티브로 그려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그려진 그림은 회화작품으로 전시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하고 있는 작업을 마치고 나면 옥천지역을 소재로 한 만화지도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서도 구상 중이었다.
서울에는 이미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마포구 일대를 그린 탁 작가의 만화지도가 있다.
그는 현재 대전에서 민화를 지도하고 있으며, 세종시 황룡사에서 기획한 ‘문화재와 함께하는 탱화교실’에서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탁 작가는 1982년 대학 재학 중 한국가톨릭농민회의 제안을 받아 농촌문제를 형상화한 만화 ‘학마을 사람들 이야기’를 발표한 후 30여 년 동안 프로 만화가로 활동해 왔다. 2006년 ‘제1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심사위원과 우리만화연대 이사직을 맡았다. 2004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상 기획특별상, 2014년 부천만화대상 어린이 만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봄봄봄’, ‘평화소녀상 이야기 꽃반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도바리’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눈 떠 있으면 그림을 그린다는 탁 작가는 기회가 되면 옥천에 책방 겸 출판사를 내고 자신이 그린 작품을 출간할 꿈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맘으로 기꺼이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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