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명승 白土山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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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명승 白土山에 오르다
  • 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승인 2019.08.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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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백토산 산수풍광 가희 천하절경
떠오르는 백토산 일출, 그 산수풍광은 가희 숨겨진 절경지로 청풍정과 오봉산의 뛰어난 경치와 함께 천하명승을 자랑한다.
이슬봉, 성(막)지봉, 가산봉의 바위 협곡을 백옥 같은 금강이 휘감는 뛰어난 대청호 명승지에 자리한 청풍명월의 고장, 대청호 마을이 바로 옥천 군북면 석호리이다. 이곳은 예부터 금강과 산수풍광이 뛰어난 아름다운 명승지로 청풍정 명월암 층암절벽 바위에 조선 말엽 개혁가인 김옥균과 명월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특히 오봉산 물그림자, 백토산 일출은 군북팔경과 용호팔경의 백미다. 조헌 선생의 ‘율원 9곡’ 詩의 배경이며 국원리 출신 1960년대 한국 6대 전통화가인 박승무 화백의 ‘설경(雪景)산수화’의 풍경지이다.
영조 때 이곳 진걸 마을에 살았던 이조판서 송명흠 선생이 ‘용호산수기(龍湖山水記)’를 지어서 이곳의 뛰어난 산수풍광과 명승을 찬양하였다. 그의 수제자인 손대창 만고 효자의 효자각은 막지리 장고개에 위치하고 동생 송문흠 선생은 조선 후기 3대 서예가다.

▮정상부 삐삐탑 산길
더위가 한풀 꺾여 밤에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앞뜰에 제법 가득하고 새벽에는 좀 찬기가 느껴지고 20일 있으면 추석 명절이라서 이번 일요일에 형제들이 선산에 금초를 하잔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아내와 나는 삐삐탑에 이르는 경사가 심한 가파른 시멘트 산길을 오른다. 낙엽 쌓인 곳을 밟고 쭉 미끄러져 내려가자, 뒤에 오던 아내가 붙잡아서 다행히 굴러떨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 그간 더위 때문에 밀고 미루어 두었던 군북면 석호리 백토산(白土山) 정상에 있었다는 참배를 강요했던 일본 신사 터를 찾아 그를 밝혀 보기 위한 답사길이다. 낮 기온은 낮아졌지만, 그래도 온몸에 땀이 뻘뻘 흘러내린다. 백토산은 산 이름은 판암의 일종인 황강리석 암벽에 차돌 같은 흰 돌이 박혀서 산 이름이 붙여졌다.

▮명산 백토산 꼭대기에 왜놈 신사가
국민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인가? 안내면 답양리 가산 외가에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읍내 집으로 돌아올 때다. 막지리 장고개에서 나룻배를 타고 석호리 진걸 마을 앞 백사장을 가로질러 청풍정 고개를 넘었다. 그곳에서 백토산 중턱의 함티 금강 아득한 절벽 길을 머리가 바짝 서고 두려움으로 가슴 졸이며 지나던 백토산 강 절벽 산길이 생각난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석호리 함티 있는 군북학교 언저리에서 뒤편 백토산을 가리키며 ‘저 산 꼭대기에 왜놈들 신사가 있어 학생들과 주민들이 참배를 하였고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했었다’며 주변에 몇몇 가구가 살았던 청풍정의 김옥균 전설도 전해 주었다. 
 
▮백토산 정상부 일본 신사 추정지?
기며 걸으며 겨우겨우 백토산 정상부에 오르니, SK기지국 삐삐탑이 있어 돌아서 옆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올랐다. 이 탑 뒤편 해발 약 150m 백토산 정상부는 길 다란 형태의 50평 남짓한 편편한 능선이 동에서 서쪽으로 이어져 있다.
이곳에 통신기지국 시설물이 설치되기 이전인 20여 년 전에 이곳을 답사할 때는 이곳 삐삐탑 부근에 약 120㎝ × 40㎝ × 50㎝ 장방형의 석재 등이 있어 이곳이 바로 그 당시 일본 신사 터로 추정했었다. 그런데 오늘 군북 국교 뒷산을 찾으니, 삐삐탑 기지국을 세우며 신사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 좀 허망하다.
 산 정상부에서 평탄한 능선을 타고 서쪽으로 30m 쯤 떨어진 봉우리에 예비군 참호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방이 1.5m 크기의 정사각형 돌무더기가 있었다. 그 아래로 폭이 7~8m에 둘레가 30m에 30~50㎝ 크기의 돌로 석축 된 보루가 있어 이곳이 삼국시대 산성의 일종인 백토산 망루지로 추정되었다. 또한 이곳이 이 지역의 사방팔방으로 용목, 환평, 추소, 이평, 석호, 용호, 국원, 소정, 막지, 장사리 어느 곳에서나 잘 보이는 조망권이 좋은 지점인 것 등으로 일본 신사로 그 가능성은 있지만 그 신빙성은 매우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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