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커피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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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커피를 아시나요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8.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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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부소담악 너머 길’
주철수·탁금애 부부가 맷돌커피를 내리고 있다.

부부는 함께 커피를 좋아했다. 커피맛이 좋다고 하면 그곳이 아무리 멀어도 찾아갔다. 주철수(64), 탁금애(62) 부부의 이야기다. 맛있고 특별한 커피가 있다고 해서 찾아간 일본 도토리현. 그곳에서 맷돌커피를 맛본 후 4년 전 ‘부소담악 너머 길’이라는 커피집을 냈다. 커피에 단팥을 따로 내어 줘 커피를 마시면서 떠먹을 수 있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맷돌커피가 일반 기계 커피와 맛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맷돌에 2번을 갈아도 입자가 더 굵기 때문이라고 했다. 맷돌로 갈아 ‘사이펀’이라는 기계로 커피를 내렸다. 커피맛을 오롯이 느끼고 시럽이나 설탕 대신 나오는 단팥은 따로 떠먹으며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커피와 단팥의 절묘한 조화. 한잔의 커피를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손님으로 온 한 사람은 “이곳 커피는 카페인 추출량이 기계로 간 커피보다 적어 카페인 부작용으로 잠을 못 자는 내가 마셔도 잠을 잘 이룬다”고 좋아했다. 맷돌커피는 향이 진하면서 쓴맛이 덜하고 부드러웠다.

탁 대표는 “맷돌커피가 나오는 것을 몰라서 못 오지 한번 온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러 주기적으로 온다”며 “쓴맛과 떫은맛을 줄이고 향미는 좋게, 바디감은 높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팥은 사다가 직접 삶아 도토리현에서 먹은 것보다는 단맛을 줄여 우리 입맛에 맞추었단다.

부부는 경남 창원에서 2004년 군북면 증약리로 이사했다. 현대로뎀에서 퇴직 후 귀향한 주 씨는 증약초와 옥천중학교를 졸업한 옥천사람이다. 부부는 “창원에 살 때는 마음의 여유로움이 없었는데 옥천 자체가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며 “옥천이 있었기에 정지용 시인이 배출된 것”이라고 지역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전이 고향인 탁금애 씨는 “그동안 옥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이곳은 알면 알수록 아름답고 정감 있는 지역”이라며 “부소담악은 옥천주민으로 살면서도 몰랐던 곳인데 우연히 방문했다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그 후 부부는 부소담악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카페 이름도 ‘부소담악 너머 길’로 바꿨다. 커피마니아들에게 좋은 커피를 제공해 주는 곳, 차를 한잔 마셔도 특별함을 얹어 내주고 싶다는 부부의 바람대로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대추차, 자몽에이드, 블루베리, 생강, 레몬차 모두 주인이 직접 만든 수제차다. 크림스파게티와 버섯새우볶음밥은 인기 브런치 메뉴다.

그들은 이곳이 지역에 계신 분들이 서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되길 바랬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노래하는 옥천 사람들’이 모여 우쿠렐레 수업을 받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함께 우쿠렐레를 배우고 있는 부부는 조금 더 실력이 쌓이면 재능기부 봉사도 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앞으로는 주변인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즐기는 삶이길 바라는 ‘부소담악 너머 길’ 주인은 특별한 커피를 내리면서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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