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암의 위험을 낮춘다
상태바
운동은 암의 위험을 낮춘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09.05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기적인 운동이 암의 발병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이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과정에 도움을 주는 운동의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호주의 잭퀄린 교수팀은 여러 실험적, 역학적 연구를 통해서 운동은 결장암의 발생위험을 40~50%, 유방암은 30~40%까지 낮추어준다고 평가하였다. 폴란드의 크룩 박사팀에 의한 연구에 의하면 운동은 유방암, 결장암, 직장암의 경우 매우 강하고 확실한 예방효과를 갖고 있으며,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모든 암에 걸릴 확률이 약 30~80%로 낮다고 보고하였다.

암을 유발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한데, 그것은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환경호르몬, 자외선이나 감마선, 유해물질이나 약물, 흡연 등과 함께 유전을 들 수 있다. 또 비만도 암의 위험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암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주된 원인물질은 활성산소라고 할 수 있다. 이 활성산소가 앞서 설명한 여러 원인에 의해서 과도하게 생성되면, 이 활성산소는 세포핵에 있는 유전물질, 즉 DNA의 손상을 초래함으로써 암의 위험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이 활성산소로 인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핵 안에 있는 DNA의 이중나선구조는 수시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DNA구조에 손상이 일어나면 인체세포는 손상된 부위를 복구시키는 수선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세포가 자체 수선시스템을 통해서 DNA의 손상과 염색체의 변성을 다시 원상으로 복구시키지 못하게 되면, 세포자살(apoptosis)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세포 자신이 스스로 죽는 길을 택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DNA의 손상으로부터 악성신생물, 즉 암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포자살의 과정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DNA의 수선과정이 잘못되는 경우에 돌연변이가 일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정기적인 운동은 어떻게 암의 위험을 낮추어 주는가? 이에 대한 여러 연구들은 몇 가지 의미 있는 연구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하자면 우선 운동은 세포핵 안에 있는 DNA손상을 수선하는 시스템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동안의 실험적 연구를 통해서 확인된 사실은 세포 내 DNA 염기가 손상되었을 때 이를 수선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들이 있는데, 정기적인 운동은 이들 효소들의 활성도를 높인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실 이 DNA손상의 주범인 활성산소는 운동을 할 때 일시적으로 많이 생성된다. 그렇다면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할까? 그러나 우리 몸에는 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또 다른 특별한 효소들이 있다. 이 효소들을 항산화효소라고 한다. 일회적이 아니고 정기적인 운동에 의해 세포 내에는 이 효소들이 많이 만들어진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내 몸 안에 항산화효소의 활성도가 높은 상태라면, 그만큼 전반적인 인체의 방어력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운동의 효과는 ‘호르메시스(Hormesis)’효과라고도 할 수 있다. 호르메시스 효과는 가벼운 스트레스나 미량의 독소가 오히려 몸의 저항력이나 면역력을 키워주는 효과를 뜻한다. 어쩌면 ‘독초와 약초는 한 뿌리에서 나온다’라는 말과 의미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체력 및 건강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은 최고의 약초로 쓰여질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루어진 여러 연구들은 1~3기의 유방암이나 직장암 등의 암환자 치료과정에서 운동이 보조적인 요법으로서 암치료를 받기 위한 기본적인 체력을 갖추도록 하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생존률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운동은 암의 예방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암치료를 돕는 요법적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암환자를 위한 운동처방의 적용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