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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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4)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19.10.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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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디모르포세카꽃
화훼시장 야생화 매장에 들어섰다. 커다란 탁자 가운데 ‘데모르포세카’ 푯말이 세워져 있고, 색깔과 모양이 서로 다른 5가지 꽃이 진열돼 있다. 같은 품종이라고 했다. 그 중 특이하게 생긴, 보라색깔 원형 풍차 모양을 한 꽃이 나의 눈을 사로잡는다. 꽃 둘레 끝에 물방울이 달린 것처럼 보이고, 개구리 왕눈이 발가락처럼 생긴 꽃잎 모양이 매력적인 아름다운 꽃이다. ‘데모르포세카’꽃은 남아프리카 원산으로 명칭이 길고 부르기 쉽지가 않다. 한해살이 화초로 온실에서 월동한다. 꽃은 4~6월 피며, 아침에는 열리고 저녁 무렵엔 닫는 특징이 있다. 화단에 심어놓고 이 꽃을 볼 때마다 싱그럽고 생기가 돋는 건, 꽃말이 <원기, 회복>이기 때문일까.

센토레아꽃
센토레아는 우리말로 수레국화라고 하는 꽃인데 진한 청색으로 아름답다. 올 봄 육묘모종을 구해와 한곳에 모아 심었는데, 꽃을 피웠다. 정원화단의 붉은색 꽃 속에 새파란 센토레아 꽃이 눈에 확 띤다. 이 꽃이 존재함을 알 수 있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센토레아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으로 독일 빌헬름 황제시대 땐 나라國花이기도 했다. 꽃말이 <행복감>인데, 온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서 꽃말이 된 걸까. 높이 90cm 정도, 꽃은 5월에서 가을까지 머리 모양 꽃차례로 원줄기 끝에 1개씩 달리며 핀다. 청색,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등 많은 품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엔 청색과 분홍색이 들여와 관상, 꽃꽂이로 이용한다고 한다.

작약꽃
작년에 심은 작약꽃이 활짝 폈다. 작약은 뿌리를 약초로 사용키 위해 재배하는데, 이 꽃은 원예용인 것 같다. 꽃잎이 겹겹이 싸인 모양이 굵고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루 몇 차례씩 들여다보고 감상하고 있다. 작약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옛날 ‘파에온’ 공주가 왕자를 먼 나라 싸움터에 보내고 이제나저제나 돌아오기만 기다렸다. 어느 날, 눈먼 악사가 대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 가사가 ‘왕자가 공주를 그리워하다가 숨을 거두어 모란꽃으로 변해 이국땅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공주는 이국땅을 찾아가 모란꽃으로 변한 왕자 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공주의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작약꽃으로 변신해 왕자의 화신인 모란꽃과 나란히 같이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란꽃과 작약꽃이 흡사하게 생겼나 보다. 꽃말은 <수줍움>이다.

매발톱꽃
야생화 매발톱! 이 꽃만큼 많이 보급된 원예품종도 드물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우리랑 친숙한 꽃임에 틀림없다. 꽃받침과 꽃부리가 매의 발톱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우리 화단에도 활짝 피어 아름답다. 키 130cm 정도이며, 잎자루가 길고, 2번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5~7월 가지 끝에 밑을 향해 달리고, 꽃잎과 꽃받침잎이 각각 5장인데 꽃잎처럼 보인다. 꽃잎 밑동에 자줏빛을 띤 꿀주머니가 있다. 꽃말은 색깔별로 다른데, 보라색<버림받은 애인>, 흰색<우둔>, 적색<염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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