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운동을 할 때 숨을 참지 말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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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운동을 할 때 숨을 참지 말라는 이유는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10.3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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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우리가 무거운 물건을 옮기려고 할 때처럼 큰 힘을 쓸 때는 무심코 숨을 멈추게 된다. 이 때 숨을 멈추는 이유는 호흡을 하는데 작용하는 횡격막이라는 근육의 움직임을 고정시키기 위해서이다. 최대한의 힘을 제대로 쓰려면 호흡을 멈추어서 횡격막을 고정시켜야 한다. 왜냐면 횡격막은 척추뼈에 붙어있는 근육으로서 호흡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를 안정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호흡을 하면서 횡격막이 움직이게 되면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어 최대의 힘을 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경기에서 최대중량에 도전하는 역도선수는 숨을 멈추어서 횡격막을 고정시키고, 가슴부위의 늑골, 복부 부위 척추의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안정화시켜야 최대의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단순히 근육을 키우거나 근력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운동을 할 때 숨을 멈추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숨을 멈춘 상태로 높은 중량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는 것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뇌출혈이나 뇌빈혈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늑막염의 위험도 높이기 때문이다.

역도선수처럼 최대중량을 들기 위해서 많은 공기를 들여 마신 상태에서 숨을 멈추고 힘을 발휘하게 되면 가슴 안 공간의 압력은 무려 150mmHg나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목의 성대문을 닫고 배근육에 강제로 힘을 주면서 숨을 강하게 내쉬는듯한 동작을 발살바동작(valsalva maneuver)이라고 한다. 이러한 동작은 주로 공군조종사가 비행기가 급격하게 급강하나 급상승할 때 인체 안팎으로 급격한 기압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만일 이렇게 해서 인체 안팎의 기압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기압차에 의해서 고막이 파열되거나 안구실핏줄이 터지는 등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숨을 멈춘 상태로 매우 무거운 중량을 들 때 처음 힘을 쓰는 순간에 혈압은 순간적으로 치솟게 된다. 이로 인해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렇게 숨을 멈추고 계속 힘을 발휘하게 되면 이제는 혈압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가슴 안 공간의 압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심장으로 들어가는 대정맥을 누르기 때문이다. 정맥의 벽은 동맥과는 달리 얇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지면 쉽게 눌려져서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게 된다.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이 감소하면 이어서 심장이 펌핑하는 심박출량도 감소한다. 이로 인해서 혈압도 안정 시의 수준 이하로 떨어지고 중력의 영향을 받는 뇌혈류량이 감소하여 뇌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뇌빈혈이 발생하면 현기증이나 실신 상태가 초래되어서 중량을 들고 있는 상태라고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중량을 내려놓으면서 다시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 중량을 내려놓고 숨을 내쉬면서 가슴 안의 혈관이 일시적으로 확장되고 혈류저항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재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어진 국면에서는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회복되고, 심장은 반사적으로 박동수를 증가시킴에 따라 혈압은 재차 상승하면서 뇌출혈의 위험성이 두 번째로 높아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처럼 호흡을 멈추고 무거운 중량을 들 때 혈압은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면서 위험한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온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근육의 증대나 근력 개선을 위해서 하는 운동은 호흡을 멈출 필요가 전혀 없다. 특히 고혈압을 갖고 있거나 심장질환자의 경우에는 중량운동을 할 때 특히 숨을 멈추지 않고 자연스런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한 가지 호흡요령을 소개하면 “중량을 당길 때 힘을 쓰는 운동은 당길 때 숨을 내쉬고, 중량을 밀 때 힘을 주는 운동은 밀 때 숨을 내쉰다”는 점이다. 운동할 때는 구체적인 호흡법에 대해서는 전문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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