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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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19.12.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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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1년을 24개로 구분한 24절기 가운데 스물두 번째 절기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1월 중, 양력 12월 22일경이다. 동지라는 말은 겨울(冬)에 이르다(至)는 뜻이다. 태양의 황경이 270°위치에 있을 때이다. 일년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하고, 다음날부터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고대인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다. 중국의 고문헌에서 동지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는데 초후(初候)에는 지렁이가 움추러들고 중후(中候)에는 큰 사슴의 뿔이 떨어지며 말후(末候)에는 샘물이 얼어붙는다고 기록하여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됨을 밝히고 있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 동지시식(冬至時食)이라는 오랜 관습이 있는데 팥을 고아 죽을 만들고 여기에 찹쌀로 단자(團子)를 만들어 넣어 끓인다. 단자는 새알만한 크기로 하기 때문에 새알’이라 부른다. 팥죽을 다 만들면 먼저 사당(祀堂)에 올리고 각 방과 장독 헛간 등 집안의 여러 곳에 담아 놓았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이 모여서 먹는다. 동짓날의 팥죽은 시절식(時節食)의 하나이면서 신앙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즉, 팥죽에는 축귀(逐鬼)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니 집안의 여러 곳에 놓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薦新)의 뜻이 있다. 팥은 색이 붉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 데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으며 민속적으로 널리 활용되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며 사람이 죽으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의 일종이다.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도 팥죽·팥떡·팥밥을 하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짓날에도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동짓달에 동지가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동지팥죽은 이웃에 돌려가며 서로 나누어 먹기도 한다.

동짓날 팥죽을 쑤게 된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신(疫神)이 되었다고 한다.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는 것이다.
동짓날 궁 안에 있는 내의원(內醫院)에서는 소의 다리를 고아, 여기에 백강(白薑)·정향(丁香)·계심(桂心)·청밀(淸蜜) 등을 넣어서 약을 만들어 올렸다. 이 약은 악귀를 물리치고 추위에 몸을 보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며 쑤시는 증상에 효과가 있으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 밖에 민간에서는 동짓날 부적으로 악귀를 쫓고, 뱀 ‘蛇(사)’자를 써서 벽이나 기둥에 거꾸로 붙여 뱀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풍습이 있다. 또 동짓날 일기가 온화하면 다음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전한다.

동지를 부르는 굉장히 귀여운 다른 이름이 있더라고요. 바로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예요. 그 이유는 호랑이의 생태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데요. 민간에서는 호랑이가 열이 많은 동물이라 믿었기 때문에 날씨가 춥고 밤이 긴 동짓날에 암수가 교미를 할 것이라 믿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이제 한해도 다 마무리가 되어갑니댜. 이제 남은 절기도 소한과 대한밖에 남지 않았네요. 시간이 간다는 것은 참 야속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이맘때만 되면 참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날의 동지, 이웃에 달력을 선물하고 헐벗은 이와 함께 팥죽과 귤을 나눠 먹으며, 모든 영육간의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해를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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