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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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9)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19.12.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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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장미꽃
꽃의 여왕, 장미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보급돼 있다. 야생장미를 인공으로 서로 교잡하여 만들어낸 원예종인데 2천여 종에 달한다고 한다. 굉장하다. 장미의 전설 또한 여럿 있는데,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온다. 꽃의 여신 ‘클로리스’가 깊은 숲속의 개간지에서 발견한 님프의 생명이 없는 몸체로부터 장미를 만들었다. ‘클로리스’는 자신에게 美를 수여해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랬더니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가 장미의 신주(神酒)를 부어 달콤한 향기를 내게 했고, 자비의 여신 셋도 매력과 광명과 기쁨을 주었고, 그때 서풍(西風)의 신 ‘제퍼’가 구름을 날려 보내니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빛을 장미에 보내주어서 드디어 꽃을 피울 수 있었다고 한다. 작년 봄, 모종으로 심은 장미가 굵직한 꽃을 활짝 피웠다. 빨간색과 흰색인데 화려하고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꽃말은 색깔에 따라 다르다. 빨간색은 <기쁨, 아름다움> 하얀색은 <존경, 매력>이다.

원추리꽃
우리 집 정원에는 원추리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오늘 비를 흠뻑 머금고 기다란 꽃봉오리가 꽃잎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화단 여러 군데에 만발하여 전체가 아름다운 느낌이다. 원추리는 어린 싹을 식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재료로 쓴다고 한다. 백제 사비성에 효성이 지극한 형제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다. 평화롭던 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나갔다가 황산벌전투에서 전사했고,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충성심 지극한 두 형제는 상심해서 몸져누웠다. 어느 날 밤, 부모님이 꿈에 나타나 일러주는 대로 원추리를 다려 마시고 원기회복 하여 백제부흥에 이바지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 사람들은 원추리 꽃을 일컬어 근심을 잊게 하는 꽃이라 하여 망우초(忘憂草)라 불렀다. <기다리는 마음, 하루만의 아름다움>이 꽃말이다.

즈이나꽃
‘즈이나’꽃은 마케도니아 ‘리시마쿠스’ 왕이 이 풀을 뜯어 흔들어서 성난 황소를 진정시켰다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높이 90cm 정도로 구불대며 자라는 모습이 멋이 있다. 가지 끝에 여러 개로 갈라진 꽃대가 나와 별 모양의 작은 흰색 꽃이 이삭 모양으로 뭉쳐 빽빽이 달리며, 꽃잎은 깊게 5갈래로 갈라진다. 이 꽃을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에서 ‘까지수염’꽃이라 정해 부르는데, 꽃말은 <동심, 친근한 정, 잠든 별> 등 다양하게 불린다. 이 꽃나무를 재작년에 심어 전지해 올해 가지가 벌어 만개하고 있다.

자주달개비꽃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키 높이 50cm 정도로 무더기로 자란다. 꽃 지름 2~3cm 자주색으로 개화하고 가지 끝에 여러 개가 모여 달린 꽃봉오리도 아름답다. 우리 집 대문 앞에 핀 이 꽃을 멀리서 보면 난(蘭)종류처럼 보일 때가 있다. 꽃 색깔과 청록색 잎이 길쭉이 자라 난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외로운 추억>이 꽃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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