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건 허무, 주는 기쁨은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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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건 허무, 주는 기쁨은 배부르다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1.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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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도 돕기 위해 일하는 김중운·정순애 부부
김중운·정순애 부부가 자신들의 일터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광신수출포장’(동이로 23) 사업장은 아직도 분주했다. 김중운(77)‧정순애(72) 부부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전보다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하루 일을 성실하게 해내고 있었다. 이제 쉬면서 지내도 될 텐데 일을 놓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부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 할 거라고 했다. 열심히 벌어 이웃을 돕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중운 대표는 “후손들에게 돈 많이 물려주고 싶은 생각 없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놓을 때 받는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받는 기쁨은 허무한데 주는 기쁨은 안 먹어도 배부르다”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때 기쁨은 어디서도 살 수 없는 뿌듯함”이라고 전했다. 자식들도 이러한 부모의 뜻에 동의하고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부부는 수년간 매월 정기적으로 옥천군 장학회와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 성금을 내고 있다. 옥천교회에는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7년부터 개인적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지난해에는 군청 주민복지과에 불우이웃을 써달라며 500만 원을 쾌척해 경제적으로 힘든 60여 가정을 도울 수 있었다.

이들 부부에게도 힘들고 가난한 시절이 있었다. 1981년 처음 공장을 시작했을 때 사기를 당해 10년간 빚을 갚으며 살아야 했다. 빚 갚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일했다. ‘어떤 설움보다 배고픈 설움이 가장 크다’는 것을 부부는 지난 시절을 통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가난한 시절의 경험은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게 했다. 김중운 대표는 지지난해 옥천에서 일어났던 일가족 살해사건을 돌아보며 가슴 아파했다. 돈 때문에 어린 자식들을 죽인 사건을 듣고 가슴 아파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했단다. 조금만 도움의 손길을 줬더라면 그 같은 참변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나 참담한 일이라고 내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남들 놀러 가는 거 부럽지 않다”며 “열심히 벌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생활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돈에 욕심부리면 재밌게 살 수 없다. 남 이기려고 하지 말고 손해 보는 듯한 삶을 살다 보면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며 “앞으로 여유가 된다면 9개 읍면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목표”라고 따뜻한 희망을 전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어떻게 재산을 축적할까 고민할 때 어려운 이웃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는 이들이야말로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진정한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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